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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몹쓸 병원'…성폭행 당한 여성 진료 거부

<앵커>

성폭행을 당한 20대 여성이 산부인과를 찾았지만 잇따라 진료를 거부 당했습니다. 한 종합병원은 피해자의 진료 거부 신고로 경찰까지 출동했지만 여전히 외면했습니다.

TBC 박영훈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5일, 대구시 남구에서 20대 딸이 무참히 성폭행을 당한 61살 이모 씨.

사건 직후 이 씨는 딸을 데리고 산부인과를 찾았습니다.

수치심과 공포감에 몸을 가누지 못하는 딸을 설득한 건 무엇보다 범인을 잡기위해 신체에 남아있는 증거확보가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동네의 의원급 산부인과는 물론 산부인과 전문 병원에서조차도 딸의 진료를 거부했습니다.

2군데 병원에서 퇴짜를 맞은 이 씨는 결국 의사의 소견서까지 갖추고 대구 시내 모 대학병원을 찾았지만 역시 진료를 거부당했습니다.

[이모 씨/성폭행 피해자 아버지 : 시설이 모자라서 (진료를) 못한다고 하는데, 00병원에서 시설이 모자란다 하면 3살 먹은 아이도 알고..]

이 과정에서 이 씨는 병원측의 진료거부 행위를 경찰에 신고해 경찰관까지 출동했지만병원측은 요지부동이었습니다.

[해당 대학병원 담당 팀장 : 범죄로 인한 사건에 대한 진료환자입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 저희들이 완벽하게 진료를 하기에는 여러가지 여건으로..]

결국 피해여성은 또 다른 대학병원을 찾은 뒤에야 간신히 진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폭행을 당한 지 이틀이 지난 뒤였습니다.

범인의 DNA 등 결정적인 증거확보의 기회가 병원측의 진료 거부로 어렵게 됐습니다.

절박한 심정으로 힘겨운 발걸음을 한 성폭행 피해자에게 병원은 또 한 번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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