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미한 연명치료'를 공식적으로 중단한 국내 첫 사례 환자인 김모(77) 할머니가 100일 가까이 자발 호흡으로 생명을 이어가 장기 생존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27일 김 할머니 환자 가족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다음달 1일로 호흡기 제거 100일째를 맞는 김 할머니는 병세가 악화하지 않고 비교적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산소포화도는 위급 상황 기준인 90%보다 훨씬 높은 95% 이상을 유지하고 있고 호흡, 맥박, 체온 등 건강 수치도 정상 범위다.
5∼6초간 호흡이 멈추는 무호흡 증상이 그동안 몇 차례 있었으나 요즘은 드물다는 것이 병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튜브를 통한 유동식 공급도 하루 세 차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병원 측은 갑작스럽게 기도가 막히는 등의 문제만 없다면 김 할머니가 상당 기간 생명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 할머니의 상태가 악화와 회복을 반복한 초기와는 달리 안정된 모습을 보이면서 호흡기 제거 초기 24시간 병실을 지켰던 가족들도 일상으로 서서히 돌아가는 모습이다.
맏사위 심치성씨는 "가족들이 돌아가며 하루 2~3차례 병실을 찾고 있다. 일요일에는 온 가족이 병원에 모여 쾌유기원 예배를 본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의 생존이 길어지면서 가족들이 과잉진료를 주장하며 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족 측은 지난해 3월 "의료진의 과실로 식물인간 상태에 빠졌다"며, 호흡기 제거 사흘만인 지난 6월25일에는 "병원의 과잉진료, 중환자실 강제격리로 인한 가족관계 단절, 적절한 치료를 받을 기대권 침해 등으로 피해를 봤다"며 병원 측에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법원에 냈다.
가족 대리인인 신현호 변호사는 "환자가 호흡기 제거 후 자발 호흡하는 점으로 봤을 때 호흡기 부착은 분명한 과잉진료였다. 또 병원 측은 환자를 중환자실에 격리시켜 가족이 자유롭게 환자를 만날 권리를 차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병원 측은 "호흡기 부착은 생명유지를 위한 최선의 의학적 판단이었다"며 맞서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법원 판결 당시 서울대병원 등 다른 병원 의사들도 호흡기를 떼면 곧 사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히려 다른 병원 의사들이 '사망 임박 단계'라고 했을 때 세브란스병원은 더 살 수 있다고 진단하고 연명을 위해 온 힘을 다해 치료 했다"고 반박했다.
이들 소송은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을 판결했던 서울서부지법 민사12부가 다시 맡아 재판 기일을 조율 중이다.
법원 관계자는 "의료과실과 과잉치료 등에 대해 재판을 하려면 몇 군데 병원에 의뢰한 진료기록 감정 등이 있어야 한다"며 "자료가 오면 재판 날짜를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연명치료 중단 100일 맞는 김할머니
호흡 등 정상범위…장기생존 가능성 더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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