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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포터] KIA, 해태왕조의 영광을 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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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가 마침내 위대한 도전에 성공했다. 24일 군산 구장에서 벌어진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5-0으로 완승한 KIA는 17연승의 파죽지세를 이어온 SK의 끈질긴 막판 추격을 뿌리치고 대망의 페넌트레이스 1위를 확정지었다. 해태시절인 1997년이후 무려 12년만의 한국시리즈 직행이다.

▲ 막강 투수력, 리그를 지배하다

야구는 역시 투수놀음이다. KIA가 명가 부활을 일궈낸 원동력은 역시 강력한 투수진을 첫손에 꼽을수 있다. KIA는 시즌 개막전부터 외국인 선수 2명을 모두 투수로 선발하는 승부수를 띄우며 마운드 강화에 모든 것을 걸었다. 구톰슨과 로페즈로 이어지는 외국인 듀오가 막강 원투펀치를 구축하며 마운드를 든든히 지탱했고, 전반기에는 양현종의 성장, 후반기에는 윤석민의 부활이 이어지며 KIA는 8개구단 최강의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넘쳐나는 선발진은 시즌 초반 한때 한국야구에서 보기드문 6선발 로테이션 체제를 가능하게 했다. 서재응, 윤석민, 이대진 등 주축투수들의 부진과 부상같은 돌발변수도 큰 장애가 되지는 않았다. 마무리 한기주가 최다 블론세이브(8개)을 기록하며 날린 승리만 챙겼어도 KIA의 한국시리즈 직행은 좀더 일찍 확정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한기주 대신, 새롭게 등장한 유동훈이 0점대 신화를 개척하며 후반기에는 불펜도 완벽한 안정을 찾았다.

▲ 해결사 고민을 해소한 CK포

막강한 투수력에 비하여 빈약한 중심타선은 KIA의 최대 고민거리였다. 기대를 모았던 '형저메' 최희섭은 2년간 제몫을 못했고, 부상 선수들도 많았다. 그러나 LG에서 이적한 김상현은 KIA의 오랜 고민이던 오른손 거포와 해결사의 부재를 단숨에 해결하며 올시즌 MVP후보로 떠올랐다. 30홈런-3할-120타점 고지를 동시에 돌파한 것은, KIA 타자 사상 최초의 기록이었고, 리그 전체를 돌아봐도 이승엽(요미우리)이후 무려 6년만이다.

김상현은 타율 .312. 36홈런 127타점을 기록했고, 홈런·타점왕과 MVP를 예약했다. 올시즌 부활한 최희섭도 타율 .309. 32홈런 97타점으로 뒤를 받치며 이들의 이니셜을 딴 'CK포'는 올시즌 프로야구 8개구단 최강의 중심타선으로 거듭났다. 이들의 활약이 절정에 달했던 8월 KIA는 마침내 투타의 완벽한 조화를 이뤄내 20승 4패의 높은 승률로 선두에 등극했고 이후 1위를 놓치지 않았다.

▲ 화려한 조연들

잘나가는 팀은 스타만이 아니라 조연들도 모두 제몫을 다해주기 마련이다. 최고참 이종범은 올시즌 초반 팀이 부상병동에 허덕이며 고전하는 와중에 주전과 백업을 오가며 쏠쏠한 활약으로 팀의 활력소 역할을 담당했다.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맏형의 노련미와 리더십은 경험이 부족한 젊은 호랑이들에게 좋은 멘토가 되어주었다.

주전 포수 김상훈의 노련한 투수리드도 빼놓을수 없다. 팀의 주장이자 안방마님으로서 젊은 투수들을 잘 이끌어준 것은 물론 영리한 볼배합으로 상대타자들을 농락하고, 타선에서도 쏠쏠한 활약으로 하위타선의 활력소를 담당하며 프로야구 '포수 수난시대'를 유일하게 비켜갔다. 이밖에도 20홈런 고지를 돌파한 나지완과 테이블세터 이용규·김원섭, 신인왕 후보 안치총 등도 고비마다 알토란같은 활약으로 KIA의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 조범현, 조뱀에서 조갈량으로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지금의 KIA를 구축한 일등공신이 바로 조범현 감독이라는 사실은 부정할수 없다. 조범현 감독은 그간 전술적 능력에서 자주 의문부호를 받으며 팬들 사이에서 이름을 빗댄 '조뱀'이라는 별명으로 놀림을 받아야했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명실상부하게 지도력에 대한 불신을 딛고 KIA의 한국시리즈 직행을 일궈내며 일약 '조갈량'으로 위상이 급상승했다.

사실 지난 몇 년간도 KIA가 전력이 그렇게 나쁜 팀은 아니었다. 그러나 늘 부상자가 속출하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았다. 조범현 감독은 KIA 지휘봉을 잡은이후, 주변의 우려와 편견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세대교체를 뚝심있게 밀어붙였고, 올시즌 드디어 결실을 보고 있다. 최근 KIA의 주축으로 떠오른 젊은 선수들은 오랜 시간에 걸쳐 육성해온 유망주들이 경험을 쌓으며 원숙해진 결과물이다.

▲ KIA, 한국시리즈도 제패할수 있을까

KIA의 전선인 해태왕조는 통산 9차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올라가서는 우승을 놓쳐본 일이 없었다. 12년만의 한국시리즈 직행에 성공한 KIA는 해태왕조의 영광을 재현할수 있을까. 관건은 일단 파트너는 누가 될 것인지에 달렸다. KIA는 올시즌 SK에 10승7무 2패, 롯데에 12승 7패로 우세를 보였고, 두산에게는 7승 12패로 뚜렷한 열세를 보였다. 정규시즌 전적으로 치면 SK나 롯데보다는 두산이 가장 껄끄러운 상대인 셈이다.

하지만 정규시즌 전적은 어디까지나 참고자료일뿐이다. KIA는 일단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선발진을 보유하고 있어서 단기전에서 더 유리하다는 평가다. 후반기들어 타선도 물이 올라서 이제 투타에 걸쳐 균형잡힌 팀으로 변모했다.

그러나 문제는 경험부족이다. 현재의 KIA에서 한국시리즈 경험을 갖춘 선수는 이종범과 장성호 정도에 불과하다. 조범현 감독도 지도자로서는 한국시리즈 우승경험이 없다. 단기전의 압박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KIA는 8월 고공비행이 끝나고 나자 9월 뜻하지않은 연패의 늪에 허덕이며 흐름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규시즌에서 마지막까지 KIA의 우승을 괴롭혔고, 이번에도 한국시리즈에서 다시만날 가능성이 높은 '디펜딩 챔피언' SK는 KIA에게 있어서 가장 부담스러운 상대가 될 전망이다.

이준목 SBS U포터 http://ublog.sbs.co.kr/keun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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