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는 대통령을 보필하는 자리다. 대통령과 각을 세워 다투는 자리가 아니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지난 4일 후임 총리로 내정된 정운찬 후보자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이같이 조언한 것으로 23일 뒤늦게 알려졌다.
한 총리는 이날 총리공관에서 출입기자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정 후보자를 위해 조언을 해 달라"는 질문에 정 후보자와의 첫 만남 때 그에게 한 비공개 발언의 일부를 소개했다.
당시 한 총리는 "총리가 대통령과 각을 세우면 당장 언론과 국민이 주목하고 뉴스의 초점이 될 수 있지만 이는 국가 전체적으로, 또 미래 역사의 관점에서 보면 결코 제대로 총리직을 수행한 것으로 평가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총리 자리는 출세를 위한 것도 아니며 즐기기 위한 자리도 아니다"면서 "국가와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과 긴 역사적 안목을 갖고 내각을 잘 조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교수와 공직자의 발언은 언론에 반영되는 비중이 다르다"며 "총리의 발언은 크게 반영되니 말을 조심하고 아껴야 한다"고 충고했다고 한다.
한 총리는 이어 `총리의 역할'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국민이 도덕적으로 따를 수 있고 국민에게 안정감을 주며 매사를 갈등 없이 조정해야 한다"면서 "아울러 전면에 나서지 않고 뉴스의 초점은 대통령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2월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 가장 속상한 일이 무엇이었는가"라는 물음에는 "(청문위원이) 의혹을 스스로 만들어 내고, 언론은 사안의 본질을 모르고서 그대로 보도할 때 가장 속상했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언론의 국회중심 취재 관행으로 인해 행정뉴스가 제대로 보도되지 않아 아쉬웠다"면서 "29일 퇴임식을 가지려 하는데 (후임 총리) 취임식 못지않게 잘 보도되면 그동안 아쉬웠던 것은 모두 다 잊겠다"고 `뼈 있는' 농담을 했다.
한편 한 총리는 지난해 2월 취임 후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를 써 현재까지 대학노트 6권 분량을 기록했으며, 퇴임 후에는 여행 등 휴식을 취하면서 유엔을 비롯한 국제단체 및 해외기관의 초청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한 총리, 정운찬에 "각 세우지 마라" 조언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