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그러나 북한이 이 제안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역시 관건입니다.
이 "그랜드 바겐'이 과거 협상방식과는 어떻게 다르고, 실효성을 확보할 조건은 무엇인지, 정하석 기자가 설명하습니다.
<기자>
북한은 그동안 협상 대상 카드를 잘게 쪼개 대가를 받아 낸 뒤 협상 자체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이른바 '살라미 전술'을 구사해 왔습니다.
북한은 지난 1994년 제네바 합의 이후 핵 동결 대가로 중유 등을 지원받은 뒤 협상 파기를 선언하거나 핵실험을 하는 행태를 되풀이 해왔습니다.
'그랜드 바겐' 즉 일괄타결안은 이런 협상 전술에 더 이상 말려들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단계적 협상을 배제하고 북한의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 조치와 그에 상응하는 체제보장과 경제 지원을 단번에 주고받자는 것입니다.
그랜드 바겐 구상은 지난 6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나온 '포괄적 패키지' 개념을 보다 구체화한 것이라고 정부 당국자는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그랜드 바겐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먼저 상호신뢰의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과거에 단계별로 접근한 것은 상호신뢰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봅니다. 지금 시점에서 일괄타결로 가기 까지에는 상호신뢰가 훨씬 높은 수준에서 이뤄져야만 가능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북한이 그동안 톡톡히 재미를 봐온 단계별 보상을 포기하고 협상 초기부터 핵폐기에 동의하도록 끌어내는 것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따라서 일괄타결안의 성패는 북한이 그랜드 바겐에 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조성하는 국제사회의 공조에 달려있다는 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