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렐라 패밀리(감독: 나초 G. 베일라, 주연: 하비에르 카마라, 롤라 두에나스, 15세 관람가)
스페인 영화 [산타렐라 패밀리]는 게이이자 요리에 목숨 건 레스토랑 사장이 주인공으로 시끌벅적한 스페인식 소동극이 펼쳐지는 코미디 영화입니다. 2008년 스페인 박스오피스에서 아주 훌륭한 성적을 거뒀다고 합니다.
그만큼 편안하게 보며 즐길 수 있는 영화입니다.
주인공 막시(하비에르 카미라)는 15년 전 결혼했다 이혼했고 현재는 혼자 살고 있는 동성애자입니다. 마드리드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영향력 있는 음식점 품평 기관인 미슐렌 가이드'의 높은 별점을 받는 것을 최고의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전처가 숨을 거두고 15살 아들과 6살 딸의 양육을 책임지게 됩니다. 그 즈음에 또 은퇴한 아르헨티나 축구스타인 호라시오가 옆집으로 이사 오는데 레스토랑 지배인이자 10년 지기인 알렉스(롤라 듀에냐스)와 오해에서 비롯된 3각관계가 형성됩니다.
주인공 막시를 중심으로 모든 관계가 얽히는데서 모든 소동이 시작되는데 막시는 그 어느 하나도 놓치려 하지 않는데서 갈등과 긴장이 다채롭게 펼쳐집니다.
축구를 좋아하지만 자신을 버리고 한 번도 찾아보지 않은 아버지를 증오하는 15살 아들, 밤마다 동화책을 읽어달라고 보채고 읽어주는 동화책의 논리적 허점-신데렐라 이야기에서 "왕자가 신데렐라와 춤도 췄는데 왜 얼굴을 기억 못하고 구두로 사람을 찾느냐?"는 등-을 지적하는 날카로운 6살 딸과의 관계는 일반적인 가족 드라마의 범주이지만 막시가 호라시오와 사랑에 빠진 뒤 관계를 지속하고 위기가 닥치는 과정을 그린 부분은 동성애 영화라는 범주에 속합니다.
또 영화 초반에 펼쳐지는 레스토랑 주방의 풍경은 멋진 요리영화이고요.
이 다양한 요소들이 생생한 생활 대사로 무장한 코미디라는 기본양념으로 잘 버무려졌습니다.
막시의 아버지가 손자 앞에서 막시 흉을 보는 농담(막시가 어릴 때 제일 좋아했던 것) 등 몇몇 장면에서 터지는 웃음의 강도가 무척 셉니다.
약간 나사가 풀린 채 레스토랑 주방과 막시의 집에서 막가는 보모 역할을 하는 라미로 캐릭터도 좋습니다.(레스토랑 경영 사정도 어려운데 말썽 피운다며 막시가 라미로를 해고한다고 통보하자 용감한 라미로가 짜를 거면 뭐하려 뽑았냐? 이 XXX야!" 하자 움찔하는 막시를 보여주는 장면은 갈수록 고용안정성이 떨어지는 요즘 세상의 모든 피고용인들이 품고 있는 원초적 불안감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카타르시스를 줍니다.^^)
영화 결말에서 막시가 선택하는 행복의 방법은 국가경쟁력이 몇 계단 올랐다고 좋아하고 몇 계단 떨어졌다고 걱정하고, 국민소득이 얼마를 돌파했다고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과연 국민의 삶의 행복과 얼마만큼 관련이 있는지 의문을 품어오던 제게 해답을 찾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국가뿐 아니라 개인도 주변에서 볼 때 저 정도면 사회적 지위도 꽤 높고, 재산도 부러울 만큼 많은데 정작 본인은 그다지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분들에게 추천해 드리고 싶은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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