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아파트를 뇌물로 주는 경우는 봤어도, 배 한 척을 통째로 뇌물로 줬다가 적발된 경우는 아마 이게 처음일 것 같습니다.
대체 어디서 이런 통큰 뇌물이 오고 갔는지, 한승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006년 개항한 부산 신항입니다.
이 곳을 관리하는 부산항만공사는 배후부지를 한 물류업체에 임대하는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공사 본부장 A 씨가 물류업체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내용을 바꿔준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가 경찰에 포착됐습니다.
표준계약서에는 매년 선납금을 내도록 돼 있지만, 분기별로 나눠 낼 수 있고 임대료 협상도 다시 할 수 있도록 계약내용이 바뀌었습니다.
물류업체는 이 계약서를 근거로 당초 39억 원이 넘던 3년간의 임대료를 23억 7천만 원이나 깎았습니다.
[송창훈/해양경찰청 광역수사2계장 : 임대료가 비싸다며 형식적으로 대한상사중재원에 임대료 인하분쟁조정신청을 하자 당초 의도대로 아무런 이유없이 이를 수용하여.]
A 본부장은 그 대가로 8억 원 상당의 천 백톤급 선박 한 척과 현금 4억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물류업체는 A본부장의 형이 운영하는 해운업체를 통해 선박 네 척을 수입한 뒤 이 가운데 한 척을 형의 회사에 넘겨줬습니다.
A 본부장은 모르는 일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A 본부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또 다른 공사 직원이 연루돼 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