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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신부가 영상으로 기록한 '1925년의 조선'

<8뉴스>

<앵커>

1920년대 일제치하 조선인들의 생활상을 담은 기록영화가 DVD로 제작됐습니다. 필름 길이만 무려 15,000m, 한 독일신부가 꼼꼼하게 담아낸 한 장면 한 장면은 모두 진귀한 역사적 자료입니다.

김수형 기자입니다.



<기자>

동대문 시장의 전신인 배오개 시장, 일본인들에게 상권을 빼앗겨 피폐해진 조선상인들의 고단한 삶, 시장 상인들은 복잡한 계산도 주판을 이용해 척척 해냅니다. 

단옷날 곳곳에 그네가 걸리고 동네 곳곳을 뛰어다니며 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정겹습니다.

러시아 민속춤 '꼬박 춤'과 '유희'라는 신식 춤은 당시 제법 유행을 탔습니다. 

풍금 소리가 들리는 듯한 보통학교의 운동회, 산수 문제 풀고 빨리 달리기를 하는 경기는 배움의 연장이었습니다. 

6.25때 소실된 금강산 장안사의 모습은 이 필름에만 남아 있는 희귀자료입니다.

금강산 4대 사찰의 하나인 장안사의 가람 배치와 명칭이 놀라울 정도로 자세하게 기록됐습니다. 

1925년 두 번째로 조선을 찾은 독일인 베버신부는 이렇게 역사를 기록하는 심정으로 조선의 생활상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임인덕/신부 : 한국의 전통 가치가 없어질까 봐 걱정했기 때문에 보존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저승 갈 때 힘내라고 망자에게 술을 넣어주고 상여 운구에서 장지 매장까지, 장례식의 모든 절차도 꼼꼼하게 기록됐습니다.

[조준형/한국영상자료원 영화사연구소 팀장 : 대단히 중요한 자료를 깨끗한 화면으로 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보존하고 있거나 공개된 자료중에서 가장 사적가치가 높지 않나 생각합니다.]

15,000m의 필름으로 기록된 동영상에는 조상을 숭배하고 자연에 순응하는 조선사람들에 대한 베버신부의 깊은 애정이 함께 담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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