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은 22만 원, 강북은 10만 원(?)
국기원이 정한 승품-승단 심사비는 국기원이 7,100원, 대한태권도협회 2,600원, 서울시태권도협회 7,800원 등 총 1만7,500원을 받게 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승품, 승단을 하기 위해 필요한 돈은 17,500원이라는 것이지요.
하지만, 서울시태권도 협회가 10,000원, 대한태권도 협회는 1,700원을 더 걷었습니다. 규정에 명시돼 있지 않은 구별 지회들이 챙기는 돈(7천 원에서 16,500원)까지 합하면 30,000원 가까이를 더 내는 것이지요. 여기에 각 태권도장도 각종 비용 명목으로 10여만 원씩을 추가로 받습니다. (이 금액은 보통 추가 수업료, 훈련비 명목입니다)
이렇다 보니, 소비자가 부담하는 돈은 10만 원을 훌쩍 넘습니다. 구지회 별로 정한 심사비 기준도 구별로 다릅니다.
경찰 조사 결과 강남구의 학원은 1품 승급 심사 때 22만 원을 받았습니다. 규정(1만 7500원)의 12배가 넘는 금액이지요. 이에 반해 강북구는 11만 원이었습니다. 이런 속 사정이 있어도 정작 돈을 내는 소비자는 상세한 내역을 알기가 어렵습니다.
태권도장을 다니는 사람들은 대부분 초중고 학생들인데, 아이를 도장에 보내면서 부모님이 이런 내역을 꼼꼼히 따져 묻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도 있겠죠.
◇ 횡령에 비리까지...
이번에 경찰에 구속된 서울시태권도협회 임회장 등 임원 3명은 지난 4년 동안 자신들이 별도로 만든 생활체육단체에 협회 자금 1억6천여만 원을 지원해 개인 활동비로 사용해 왔습니다. 협회와 관련도 없는 신문사에 8,400만 원을 부당하게 지원하기도 했지요.
이 뿐이 아닙니다. 지난해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자 기가 막히게도 변호사 선임비용으로 5천여만 원을 협회 돈으로 썼습니다.
서울시 태권도 협회가 심사수수료 한도를 넘겨 징수해 벌어 들인 돈은 27억 원,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이 가운데 15억 원이 초과 수익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1명에 10,000원씩 더 받는다고 하더라도, 매년 15만 명이 승품-승단 심사를 보니까 적어도 15억이 된다는 겁니다.
경찰은 이런 내용을 공정거래위원회에 통보해 조치하도록 했습니다.(지난 2004년에도 통보했는데, 개선된 것이 없네요... 이번에는 반드시 개선되길 바랍니다.)
◇ 주먹이 난무하는 국기원
이런 자리다 보니, 자리 싸움에 폭력사태까지 벌어지기도 합니다. 지난 1월 19일, 국기원에서는 전.현직 집행부가 머리채를 잡고 충돌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현 집행부가 전과자는 국기원장을 못하도록 정관을 고치려고 하자, 폭력 전과가 있는 이사 이 모 씨가 자신들의 지지세력을 동원해 충돌을 일으켰다는 게 경찰의 말입니다.
경찰은 지난 87년 통일민주당 창당을 방해한 (일명'용팔이 사건'이라 부르지요) 사건의 주동자 이 모 씨에 대해 폭력을 동원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서울시태권도협회 회원 9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국기원은 정부의 특수법인화 방침을 놓고 이사회 내분이 벌어져 1년 3개월째 차기 원장을 선임하지 못한 채 파행을 겪고 있습니다. 모두가 '우리 태권도를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이제 그들이 '너무나 사랑하는' 태권도를 위한 진정한 사랑을 보여줄 때가 아닐까요...?
일각에선 2012년 올림픽 이후 태권도의 잔류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며 단합된 태권도의 의지가 한 곳으로 모여야 하지 않을까요? 이런 일들로 인해 태권도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많은 태권도인들마저 손가락질 받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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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장선이 기자는 2007년 SBS에 입사한 새내기 기자입니다. 지난해 수습 기자로서 이천 냉동창고 화재, 숭례문 방화 사건 등 굵직한 경험을 쌓기도 했습니다. 사회2부 사건팀의 '신형엔진'으로 불리며 기대주로 활약 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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