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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휩쓸려가는데…구조장비 없어 발만 '동동'

<8뉴스>

<앵커>

이번 사고로 인한 희생자 중에는 구조대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물에 휩쓸려 간 안타깝고도 어처구니 없는 경우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출동한 구조대원은 구조 장비가 없어 눈앞에서 발만 동동 굴렀습니다.

보도에 한승환 기자입니다.

<기자>

임진강에 급류가 몰아친 지난 6일 새벽.

연천 소방서는 상류에서 구조 요청 전화가 잇따르자 아침 6시 57분, 하류 비룡대교 근처의 지역대 직원에게도 현장에 가서 대피 방송을 하라고 지시합니다.

[지난 6일 아침 6시57분 당시 무전 내용 : (비룡대교 쪽으로 내려가서 방송해서 사람들을 대피시켜야 되는데 왜 그런거예요?) 물이 갑자기 불어가지고요. 사람들이 고립돼 우리 그쪽으로 다 나가 있거든요.]

지역대 직원이 방송 장비가 있는 구급차를 몰고 현장에 출동했을 때 고 김대근 씨 등 몇몇이 강 한복판에서 새벽 낚시를 하다 대피하던 중이었습니다.

김 씨가 짐을 챙기느라 잠시 지체한 사이 물은 순식간에 불어났습니다.

[아침 7시15분 당시 무전 내용 : 낚시하던 사람을 밖으로 나오라고 유인하던 도중 미끄러져서 한 7-80m 떠내려가다가 물 가운데 서 있는 상황이에요.]

하지만 구급차안에는 구조 장비가 전혀 없었습니다.

지역대 사무실에 구명조끼와 튜브가 있었지만 구급차에 싣지 않은 것입니다.

[사고 목격자 : 옆에 뭐가 있었으면 던져줬을텐데 있어야 던지죠. 소방대원도 안 가지고 왔다는데 그냥 7-8분 동안 멍하게 보고만 있었어요.]

구조 대원은 소방서 본부 등 이리 저리 지원 요청을 해봤지만 당장 지원 나올 수 있는 직원은 없었습니다.

그사이 김 씨는 십 분 정도 버티다 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7시 25분쯤 결국 물살에 휩쓸립니다.

[아침 7시29분 당시 무전 내용 : (물이 허벅지까지 차서 못 견뎌서 떠내려갔다고?) 나오던 중에 떠내려 갔어요. 3-4분 전에요.]

파주소방서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한 시각은 그보다 35분 정도 늦은 아침 8시 1분.

일찍 도착한 구조대원에게는 장비가 없었고, 장비를 갖춘 구조대원은 뒤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끝내 구조는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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