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CSI가 있다면 한국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있다.
옷깃만 스쳐도 흔적이 남는다.
실타래처럼 얽히고설킨 의문의 단서들을 찾아라!
오늘도 결정적 증거 찾기에 고군분투하는 국과수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지난 2006년 7월, 서울 반포동의 한 고급빌라 냉동고에서 두 구의 영아 시신이 발견돼 경찰에 신고됐다.
1차 부검 결과 특별한 외상은 없었지만 폐에 공기가 차 있는 등 정상 분만 후 타살된 것으로 추정됐다.
난항을 겪던 수사는 국과수 DNA 감식 결과 프랑스인 영아들의 엄마가 범인임을 밝혀내 국내는 물론 프랑스 경찰까지 놀라게 했다.
지난 2004년 동남아 쓰나미 때는 46개국 수사팀 중 국과수가 가장 먼저 한국인 사망자 20여 명의 신원을 밝혀내 다른 나라 과학수사기관들을 놀라게 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미제화 될 뻔했던 수많은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내 문제를 해결해왔다.
과연 그들은 어떻게 단서들을 잡아낼까?
서울 신월동에 위치한 국과수를 찾았다.
마침 한 연구원이 바삐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
[송재용/물리분석과 화재연구실 연구원 : 지금 버스가 불에 타가지고 저희 감정물로 들어와서요. 검사하러 갑니다.]
이 마을버스는 운전자가 시동을 걸어둔 채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불이 났다.
우선 발화 지점을 찾는 것이 급선무!
[송재용/물리분석과 화재연구실 연구원 : 발화지점이라고 하면 불이 처음 시작된 곳이고요. 그렇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목격을 하게 되는 거는 불이 밖으로 나왔을 때 그거를 저희가 출하라고 하는데 얘기를 하는데요. 그것 때문에 발화지점이 오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발화지점으로 추정되거나 특이점을 보이는 각종 배선들을 수거해 정밀 분석에 들어갔다.
[송재용/물리분석과 화재연구실 연구원 : 초기에 불이 먼저 시작된 부분은 상대적으로 오래 타기 때문에 거기가 이제 다른 부분에 비해서 굉장히 시커멓게 나온다든지 이런 부분들이 전기적으로 합선을 일으키면서 전선들이 녹아서 달라붙은.]
최근엔 디지털 기기의 사용이 늘어나면서 이를 이용한 범죄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더욱 바빠진 곳은 디지털증거분석파트.
이곳은 컴퓨터, 휴대전화, 몰래카메라, CCTV 등 디지털 장비에서 찾아낼 수 있는 증거들을 복원해내는 곳이다.
[김한수/문서영상과 디지털증거분석파트 연구원 : 용의자가 범행 당시에 촬영했던 사진하고 협박하려고 이렇게 보냈던 문자 메시지를 다 지운 상태에요. 그래서 휴대폰을 완전히 분해해서 사진이나 문자 메시지가 저장되는 영역을 떼어내 가지고 이 장비를 이용해서 그 부분을 통째로 복원을 해서.]
물에 빠졌거나 불에 타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디지털 기기들은 부식된 부분을 일일이 닦아내고 끊어진 회로를 하나하나 붙여내 완성될 정도로 들어가는 공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진실을 규명하는 일이기에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할 수 없다.
[김한수/문서영상과 디지털증거분석파트 연구원 : 흉악범이라도 혐의가 없는 경우도 있고요. 그리고 정말 무고한 사람이라도 내가 분석한 증거로 인해서 형이 덮어지는 경우도 있고 그래서 사건을 접할 때는 가장 사건에 치우치지 않는 냉정한 마음으로.]
국과수의 또 다른 부서인 심리연구실.
이곳은 거짓말 탐지기로 대표되는 부서다.
거짓말 탐지기는 직접적인 증거능력보다는 정황적인 증거능력으로 활용되지만 실제 결과와 일치한 확률은 98.2%로 매우 높다.
[김희송/범죄심리과 심리연구실 연구원 : 아마 대개의 사람들이 한 번쯤 나쁜 짓을 안 해본 사람들은 없을 겁니다. 가장 느껴지는 게 가슴이 뛰지 않습니까? 그래서 거짓말 탐지기 검사는 자율신경계의 변화를 측정한 것을 가장 기본적인 원리로 하고 있습니다.]
과연 거짓말 탐지기는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모의실험을 해봤다.
피실험자에게 1부터 7까지의 숫자 중 마음속에 숫자 하나를 생각하도록 했다.
분석 결과 5번 그래프에서 호흡이나 피부전기반응 등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모의 피실험자 : 거짓을 숨기려고 노력을 했는데 놀랍습니다.]
또 다른 부서인 마약분석과.
이곳에선 경찰에서 의뢰된 피의자의 소변 분석이 한창이다.
소변은 마약복용시점에서 5일, 모발은 1년까지 투약한 경험이 있는지 더 나아가 마약 남용자인지 여부를 알 수 있다.
즉 몸에 고스란히 증거가 남는 셈이다.
검사 결과 이 피의자는 소변과 모발에서 소위 히로뽕이라는 불리는 메스암페타민이 검출돼 확실한 증거 앞에 꼼짝 못하게 됐다.
[한은영/마약분석과 연구원 : '나는 마약을 한 적도 없고 내 증거물이 아닐 것이다, 내 생체시료가 아닐 것이다' 하는데 사실 저희가 실험하는 거는 누구의 증거물인지 모른 채 다 코드화 돼 있기 때문에 이 하나하나가 사람의 생체시료라기보다는 하나의 증거물로 과학적인 증거물로.]
국과수의 한 해 의뢰건수는 25만 여 건.
고도화, 지능화 되는 수많은 범죄 속에서 보다 정확한 증거를 찾기 위한 국과수 연구원들의 노력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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