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3일 단행한 현 정부 출범후 세번째 개각은 지난 4월 재보선 참패로 여권내에서 '쇄신론'이 불거진 이후 무려 4개월만에 이뤄진 것이다.
지난 '1.19 개각' 당시 개편설 초기 단계에서 한나라당이 불을 지피고 청와대가 이에 대해 몇개월간 공식 부인으로 일관하다가 단계적으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결국 개각 명단을 발표한 것과 비슷한 양상이 전개된 것.
이 대통령 특유의 '거북이형' 인사스타일이 재연된 셈이나 정치인 3명 입각을 포함한 중폭의 개각이 이뤄진 것은 이전 두차례의 개각과 달라진 점이다.
여권내에서 개각론이 처음 불거진 것은 지난 5월초. 당시 한나라당 원내대표였던 홍준표 의원이 기자간담회에서 집권 2년차를 맞아 청와대와 정부의 `리모델링' 필요성을 주장한 게 발단이 됐다.
이에 대해 청와대가 즉각 "청와대와 내각의 개편은 미풍도 없는 상태"라며 강력 부인하면서 주춤하는 듯했던 개각론은 한나라당 쇄신특위가 `조각 수준'의 개편을 주장하면서 또다시 힘을 받았다.
이후 정치권에서는 7월말 청와대 참모진 개편에 이어 8월초 개각이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기정사실화됐으나 '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철회 사태'에 이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기면서 이 대통령은 인사라인에 '속도조절'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대통령은 '화합.통합' '변화.개혁'이라는 개각 원칙을 세운 뒤 차기 총리로 일찌감치 '비(非) 영남권 인사'를 염두에 두고 작업을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당초 화합.통합의 이미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호남 총리'를 유력하게 검토하기도 했으나 향후 정치지형 등을 감안해야 한다는 안팎의 지적이 '충청 총리'로 선회하는 계기가 됐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은 최근 자유선진당 심대평 전 대표에게 정정길 대통령실장을 보내 총리직을 제안했으며, 선진당 내부 문제로 '심대평 카드'가 무산되자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을 사실상 낙점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초 지방으로 여름휴가를 떠나면서 인사자료를 챙겨갔으며, 현지에서 지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자문을 구하는 등 막바지 인선구상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개각은 지난 두차례의 개각 때와 마찬가지로 말그대로 '철통보안' 속에서 이뤄졌다. 인선 내용을 아는 사람은 인사권자인 이 대통령 밖에 없을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심지어 이 대통령의 '입'인 이동관 홍보수석도 개각명단 발표 직전까지 정확한 내용을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개각 명단에 포함된 한 장관 후보자도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어젯밤까지도 내정 사실을 알지 못했다"면서 "내심 기대는 하고 있었으나 오늘 아침에서야 최종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또 개각에 임박해서는 '박근혜 총리기용설'까지 나돌면서 여의도에서는 기자들이 친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확인을 요청하는 등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검증되지 않은 소문이 난무하면서 공무원들이 업무에서 사실상 손을 놓고 인사에만 촉각을 세우는가 하면 청와대에는 각종 음해성 투서가 난무하는 등 부작용도 속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인사검증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이번 개각에서는 청와대 인사와 민정라인은 물론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등이 총동원돼 검증작업을 벌였으며, 상당수 후보자들이 이 과정에서 탈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핵심 참모는 "일부 후보자들은 스스로 자신의 결함을 고백하면서 고사하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현직 장관들도 비공식 라인을 통해 자신의 거취를 물어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음해성 투서·설 난무 '막판까지 진통'…9.3 개각 막전막후
일부 장관후보자 발표당일 통보받아…집권후 세번째 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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