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우종현(38) 씨는 올해 6월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가 자신의 블로그 동영상을 삭제한 것에 화가 나 사이트 운영 담당자에게 두 차례 전화를 걸었다.
다섯 살 딸이 가수 손담비의 히트곡 '미쳤어'를 몇 소절 따라 부르는 모습이 신기해 찍어 블로그에 담은 영상을 저작권 침해란 이유로 비공개 처리한 것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
가요 음원을 상업적으로 도용한 것도 아닌 만큼 동영상을 되살려달라는 우씨의 요청에 네이버 관계자는 '원저작자가 복제·전송을 허락했다는 계약서 등의 문서를 갖고 오라'는 말만 되풀이한 채 요지부동이었다.
변호사를 통해 해당 동영상이 저작권법상의 '공정한 이용(Fair Use)'에 해당한다는 법적 의견서도 냈지만, 네이버에겐 마이동풍이나 다름없었다.
네티즌의 기본권을 관철하고자 동분서주했지만 인터넷 공룡으로 비유되는 네이버를 도저히 혼자 힘으로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해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의 도움을 빌려 법의 심판을 호소하기로 했다.
참여연대는 25일 우씨를 대리해 네이버가 우씨에게 5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소송을 서울지법 남부지원에 내며 이처럼 일반 사용자가 저작물을 정당하게 이용할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 포털 측의 문제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누리꾼들에게 소통의 장(場)을 제공하는 대형 포털이 현행 저작권법 시행령만 보수적으로 쫓아 결과적으로 고객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켰다는 것이다.
현행 저작권법 시행령 42조는 저작권 침해로 콘텐츠가 삭제된 네티즌이 내용 복원을 요청하면 ▲ 자신이 저작권자이거나 ▲ 저작권자의 사용 허락을 받거나 ▲ 저작권 보호기간이 끝났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자료를 제출하도록 규정했다.
네이버의 고객 약관은 이 42조를 토대로 작성됐기 때문에 우씨처럼 저작물을 비상업적으로 인용했더라도 내용물을 보호하지 않는다.
참여연대의 박경신 공익법센터장(고려대 법대 교수)은 "해당 시행령은 공정한 이용 개념을 인정한 상위법(저작권법)의 취지와 어긋나는 만큼 네이버가 이 시행령을 따랐다고 해서 책임을 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저작권법 103조 3항은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해명하면 포털이 적절한 절차를 밟아 삭제된 콘텐츠를 복원하도록 규정했다"며 "네이버의 약관을 따르면 우씨 같은 사례에선 103조가 규정한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긴다"라고 덧붙였다.
네이버 약관의 기준이 된 시행령을 따르면 상위법인 저작권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는 것.
네이버 관계자는 "사용자의 불편을 줄이는 방안을 마련하고 싶지만, 법적 테두리 안에서 서비스하는 기업 입장에서 한계도 있다"며 "최근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합리적인 저작권 지침을 마련하자는 합의서를 체결하는 등 노력을 하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저작권법 28조는 '보도·비평·교육·연구 등을 위해 공정한 절차에 따라 저작물을 인용하는 것'으로 공정한 이용 개념을 정의하고 있으며, 우씨 사례처럼 취미·오락을 목적으로 행위도 이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 참여연대의 설명이다.
실제 국내 법원은 차태원이 주연한 코미디 영화 '해피 에로 크리스마스'가 극 중에서 일본영화 '러브레터'의 장면을 저작자의 허락 없이 약 30초 동안 보여준 사건에 대해 "저작물을 통한 문화 발전이란 저작권법의 취지를 고려해야 한다"며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고 판정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법정으로 가는 네이버 '네티즌 권리 침해'
참여연대 "고객 기본권 침해하고 표현자유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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