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이 지난 21일 신종플루 거점치료병원과 약국을 지정하는 내용의 새 지침을 발표한 뒤 의료기관들이 이에 대한 대처방안을 놓고 속을 끓이고 있다.
대구지역 6개 거점치료병원 중 하나인 경북대병원에서는 지난 주말께부터 신종플루 증상을 의심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 수가 부쩍 늘었으며 신종플루 환자들이 1명씩 격리돼 있는 병실도 10곳이 넘었다.
경북대병원은 24일 응급실과 감염내과, 원무과 등 관련 부서 의료진과 직원들에게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배포하고 신종플루가 의심되는 환자를 발견하는 즉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지시했다.
이 때문에 이날 경북대병원 곳곳에서는 마스크를 쓴 직원들의 모습이 적잖이 눈에 띄었다.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보건복지부의 새 지침에 따라 보건소에서 대학병원으로 발길을 돌린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입원 대상자만 격리하고 나머지 신종플루 환자들은 자택에서 치료받도록 하면서 의료진과 다른 환자에게 감염되지 않도록 유의하고 있을 뿐 별다른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반면 거점치료병원으로 지정된 A병원은 신종플루 대처방안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이 병원 관계자는 "신종플루 때문에 방문하는 환자가 아직은 거의 없지만 추후 신종플루가 확산되면 환자들이 몰리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종합병원은 중증환자를 우선 치료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신종플루 감염자라 하더라도 경미한 증세의 환자마저 몰리면 고유 업무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신종플루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시민의 우려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최재영(29.회사원.대구시 수성구)씨는 "평소에도 종합병원에 입원하기란 쉽지 않은 일인데 신종플루에 감염되면 과연 제때 입원해 치료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걱정했다.
각 보건소에도 여전히 신종플루에 대한 문의와 환자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
이날 대구 남구보건소는 국내에서 신종플루 첫 사망자가 나온 직후보다는 다소 여유 있는 분위기였지만 오전에만 10여명이 찾아 신종플루에 대해 문의하고 처방을 받아갔다.
보건소측은 "보건복지부의 새 지침에 따르면 보건소는 신종플루 집단 발병에 대처하거나 예방홍보 위주로 업무가 바뀌었으나 찾아온 개별 환자들을 되돌려보낼 수 없다"며 "일단 찾아온 환자들에게는 진료와 상담을 해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는 "최근 대구지역에서도 신종플루가 빠르게 퍼지고 있어 당분간 보건소에도 진료업무를 병행하도록 하고 신종플루를 확진 검사하는 개인 병의원을 수일 내 지정하는 등 지역 보건의료기관이 공동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대구=연합뉴스)
신종플루 거점병원 '속앓이'
"환자 몰리면 고유 업무 차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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