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아침 신종플루 때문에 임시 휴교에 들어간 학교는 마치 다시 방학을 맞은듯했다.
오전 자율학습을 마친 학생들이 1교시 수업에 앞서 삼삼오오 모여 잡담을 나누거나 수업 준비를 위해 분주하게 오갈 시간이었지만, 운동장에는 사람의 그림자를 찾기 어려웠고 교정은 적막했다.
텅 빈 운동장의 앙칼진 매미 울음소리는 적막감을 더 도드라지게 할 뿐이었다.
교문은 열려 있지만 입구에 '임시휴교 공고문'이 붙은 게시대가 세워졌고 입구를 막아선 육중한 바리케이드는 학교에 비상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을 암시했다.
2학년생 3명이 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 양천구의 A고는 이날부터 사흘간 학교장 지시로 휴교 조치가 내려졌다. 여름방학을 마치고 지난 16일 개학한 지 일주일 만이다.
학교 측은 지난 22일 오후 1시께 관할 보건소로부터 발열과 기침 등 감기 증세로 검사를 받은 학생 3명이 신종플루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통보받고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긴급히 휴교 방침을 알렸다.
교사들은 휴교 조치에도 이날 전원 비상 출근해 사태 파악과 향후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한 교사는 "휴교 첫 날이라 아직 분위기 파악이 잘 안 된다. 구체적인 조치가 나오겠지만 감염자가 추가 발생해 사태가 장기화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학년부장 교사는 "개교한 지 20년이 넘었지만 학사 일정 이외의 일로 학교 문을 닫은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교사들 사이에서는 "1학년 모 교사가 감기 증세가 있다던데 괜찮은지 모르겠다", "교사들도 모두 집에 격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등 신종플루 확산에 대한 우려 섞인 대화가 주를 이뤘다.
학교 측은 지난 주말 구관과 신관 교실은 물론 야간자율학습실, 도서관 등의 시설을 모두 폐쇄했고 자율학습을 위해 학교에 나온 학생도 모두 집으로 돌려보냈다.
교실이 배치된 건물 2~4층은 불이 모두 꺼져 어둡고 침침했으며 야간자율학습실 등 방학 때도 개방돼 있던 일부 공간은 자물쇠가 채워졌다.
수능시험을 코앞에 둔 3학년 학생과 학부모들은 신종플루 감염도 걱정이지만 이번 휴교 조치로 수험 준비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가 컸다.
3학년 자녀와 함께 야간자율학습실에 수험서를 가지러 왔다는 한 학부모는 "다른 학교는 야간 보충학습이다 뭐다 해서 열심히 공부시키는데, 우리는 당분간 학교에서 공부조차 할 수 없게 돼 뒤처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책을 찾으러 학교에 나왔다가 문이 잠겨 발길을 돌린 한 3학년생은 "사흘간 한시적으로 휴교한다고 했지만 신종플루 의심환자가 있는 상황에서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며 "독서실 등 다른 학습 장소를 찾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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