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기피신청으로 중단됐던 용산참사 재판이 3개월여 만에 재개됐으나, 검찰의 미공개 수사기록을 둘러싼 재판부와 변호인의 견해차로 다시 파행을 겪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한양석 부장판사)는 20일 오후 2시 417호 대법정에서 용산참사 당시 경찰관을 숨지거나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용산철거민대책위원회 위원장 이충연씨 등 농성자 9명에 대한 공판을 열었다.
재판부가 영상물을 조사하려 했으나, 변호인단이 검찰의 미공개 수사기록을 공개할 때까지 공판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가 거부되자 변론을 포기한 채 퇴장했다.
재판부는 변호인 없이 재판하려 했으나 150여명의 방청객들이 동요하는 바람에 30분만에 휴정한 뒤 오후 3시 속개하려다 못하게 되자 다음달 1일 오후 2시로 속행공판 일정을 정하고 폐정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수사기록 열람ㆍ등사 허용 결정을 이행하지 않더라도 별도의 제재를 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온 이상 그에 따라 재판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가 피고인의 방어권 보호 차원에서 수사기록을 공개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고, 헌법재판소도 관련 심리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실체적 진실 규명에 필요한 수사기록 공개 없이 재판을 하겠다는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다.
지난 4월22일 첫 공판으로 시작된 용산참사 재판은 수사기록을 공개하지 않는 검찰에 변호인단이 수사기록 전면공개를 요구하면서 초반부터 파행을 겪었다.
변호인단은 법원이 수사기록 열람ㆍ등사 허용 결정을 내렸음에도 검찰이 1만여 쪽의 기록 가운데 약 3천쪽을 공개하지 않자, 담당 검사를 직무유기와 증거은닉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또 재판부가 결정사항을 이행하지 않는 검찰을 제재하지 않자 지난 5월15일 재판부 기피신청을 내 공판 절차가 중단됐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법은 피고인측의 재판부 기각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대법원도 항고를 기각해 기존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심리로 재판이 재개됐다.
용산참사는 올해 1월20일 재개발 보상 정책에 반발한 철거민들이 서울 용산구 한 빌딩에서 농성을 벌이다 경찰이 강제 진압하면서 불이 나 경찰관 1명과 시민 5명이 숨진 사고다.
(서울=연합뉴스)
'용산참사' 재판 수사기록 놓고 또 파행
변호인단 변론 포기한 채 퇴장…방청객 동요로 재판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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