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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던 '거인' 김대중

<8뉴스>

<앵커>

사형수에서 대통령까지. 고난과 영광이 교차하는 극적인 삶을 살아온 김대중 전 대통령, 인생의 극한 순간을 함께했던 사람들은 김 전 대통령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요?

김수형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판결 날 군법회의에서 재판장 입을 뚫어지게 봤어요. 왜? 무기를 바랐기 때문에. 여러분 '무~' 해보세요. '무' 입이 나오잖아요. 근데 사형하면 '사~'하면 입이 찢어지잖아요? 입이 나오면 살고, 입이 찢어지면 죽는 거예요.]

하지만, 그의 간절한 바람은 결국,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사형 선고 재판정에서 함께 섰던 한완상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그의 최후진술을 아직도 똑똑히 기억합니다.

[한완상/전 대한적십자사 총재 : 나는 기독교 신자로서 민주 회복을 통한 사회구원, 민족구원을 생각한다. 내가 죽더라도 다시는 이러한 정치 보복이 없어져야한다는 것을 유언으로 남기고 싶다.]

그는 죽음의 공포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사형 구형을 받고 나면 벌벌 떨고 일어서지 못하고, 혼비백산하는 법인데 착 가라앉아서 아주 논리정연하게 잘 말씀하시고.] 

한 평 남짓한 독방에서 삼엄한 감시를 받았던 교도소 생활

삭발을 강요받자 교도관과 싸우기 싫다며 머리를 깎았고, 그는 밤새 울었습니다.

[강복기/전 청주교도소 서무과장 : 교도관하고는 싸우기 싫다. 그래 깎아라. 그분이 그 날 이불을 쓰고서 울었어요. 얼마나 제가 악마 같이 보였겠어요. 그 당시에.]

김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돼서도 교도관에게 해마다 연하장을 보내 악연도 소중한 인연으로 바꿔놓았습니다.

인간 김대중이 겪어야 했던 참담한 고난을 지켜본 사람들은 그를, 의연하면서도 따뜻한 인간미를 잃지 않았던 거인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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