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아파트로 골치를 앓고 있는 한 분양업체 직원의 전화입니다.
[분양대행사 홍보직원 : 몇 건이 안 남아서요. 파격적인 조건에 내놨는데요. 아파트를 원래 계약할 때 계약금 10%내셔야 하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계약금 2천만 원만 내시면…. 또 오시면 다양한 선물도 드려요.]
올들어 서울 강남 등 과거 버블세븐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가 다시 살아나고, 청라 등 일부 분양시장도 활기를 찾으면서 미분양 아파트를 좋은 조건에 사가라는 이런 전화나 문자 메시지가 크게 늘었습니다.
지난 4일부터 할인 분양에 들어간 경기도의 한 모델하우스.
안내하는 여직원은 대뜸 문자를 받고 왔느냐고 묻습니다.
[문자 받고 오셨어요?]
북적이는 사람들.
그런데 일반 분양시장에 비해 영업사원이 유독 많습니다.
분양이 끝난 주택 전시 공간은 칸막이로 막아놓고, 엽업직원들이 전화 다이얼을 누르며 미분양 판매에 정신이 없습니다.
수백 명이 한꺼번에 무리 지어 다니며 영업한다는 이른바 '벌떼'영업입니다.
얼마 전까지 미분양 영업을 했다는 김모 씨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김모 씨/전직 미분양 영업직원 : 우리나라 개발사업의 시행사들이 다 남의 돈 빌려서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럼 이자줘야지. 또 시공사 입장에서는 자기네들이 보증섰는데 공사비도 못 받지. 이런 게 맞물리다보니까 이것을 어떻게 하면 털겠냐(팔겠냐). 우리가 '개떼'같이 들어가서 보험상품 팔듯이 팔겠다.]
경기침체와 맞물려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하자 다급해진 건설사들이 궁여지책으로 마련한 판매 전략이라는 설명입니다.
문제는 허위나 과장 홍보에 집을 속아 살 수 있다는 점입니다.
공사대금을 조금이라도 빨리 받으려는 시공업체와 분양업체 영업직원들간 과다 경쟁이 심해지면서 나타나는 부작용입니다.
지난해 2월에 첫 분양에 나섰지만 계약이 10%대에 그쳤던 한 아파트의 모델하우스.
분양상담사는 박지성 도로 얘기를 꺼내면서 주의를 끌더니 아직 확인되지도 않은 박물관 얘기까지 더하며 사람을 현혹시킵니다.
[분양업체 직원 : 박지성 도로가 있잖아요. 박지성이 여기 출신이잖아요. 또 박지성 박물관이 여기 들어오니까.]
잠시 망설이는 사이 옆에 있던 다른 직원이 서둘러 계약을 부추깁니다.
[분양업체 직원 : 214㎡(64평)의 경우에는 기존 계약자보다 1억 원 정도의 혜택을 보시는 거죠. (중도금) 60%면 이자가 3천 8백만 원 정도 나와요. 그 다음에 프리미엄 보장제 6천만 원 증서 받아 가시죠.]
미분양 모델하우스 주변에서 벌어지는 벌떼영업의 전형적인 수법입니다.
[김모 씨/전 분양대행사 직원 : 고객님 제가 다 설명했잖아요. 빨리 찍으세요. 아니면 이거 물건 날아가요. 이렇게 얘기하면 우리나라 사람 다 찍어요. 계약금 5% 내고 엄청난 돈을 벌었다고 환상에 젖는 거예요. 보험사기랑 똑같은 거예요. 와서 막 좋은 얘기, 입 발린 말 해주고 속아서 찔러서 넣고.]
결국 피해는 당초 왜 미분양이 되었는지 그 이유와 배경을 꼼꼼이 따져보지 않은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재석/수원시 영통 : 입주민들에게 불리한 사실은 다 숨기고 좋은 점만 과장해서 했다는 것이 그게 좀 화가 나고요.]
부동산 전문가들은 미분양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미분양의 원인이 단지 경기 탓인지 아니면 해당 아파트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인지 또 이유가 있다면 해소될 수는 있는 건지를 잘 따져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