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과도한 경품제공 및 무가지 살포를 금지한 신문고시를 유지키로 결정한 것은 신문시장이 여전히 혼탁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완화됐던 신문고시 위반사건에 대한 제재 수위가 높아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정위는 앞으로 3년 동안 신문고시를 추가로 운영하면서 폐지 여부를 재검토할 예정이다.
◇"신문시장 여전히 혼탁"
공정위는 12일 열린 전원회의에서 찬반양론이 팽팽히 맞섰던 신문고시의 존치를 결정했다.
'신문업에 있어서 불공정거래 행위 및 시장지배적 지위남용 행위의 유형 및 기준'(신문고시)은 무가지와 경품을 더한 금액이 연간 구독료의 20%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최근 국회에서 신문법을 개정할 때 불공정거래에 해당하는 무가지와 경품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유지했고 불공정거래 여부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판단하기로 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공정위가 일방적으로 신문고시를 폐지하기는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여전히 신문시장의 과도한 경품제공 및 무가지 살포가 만연한 데 무작정 규제를 완화할 수도 없다"며 신문고시 존치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신문고시 존폐 검토는 최근 5년간 개정이 없었던 각종 훈령과 예규, 규칙에 대해 일몰제를 적용해 오는 23일까지 모두 폐지하고 필요한 것을 재발령하라는 대통령 훈령에 따른 것이다.
공정위는 소관 규칙 등 10개 규정을 폐지하고 신문고시를 포함해 88개 규정에 대해서는 3년 또는 5년의 일몰기한을 신설했다.
공정위 내부에선 신문고시가 국제기준에 맞지 않는 규제라며 폐지하자는 주장과 신문시장이 혼탁한 상황에서 폐지 명분이 없다는 존치론이 팽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과 신문사의 방송 진출을 허용하는 미디어 관련법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 신문고시마저 폐지하면 정부가 대형 신문사에 특혜를 주는 것이라는 비판 여론도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신문고시 위반 제재 강화하나
신문고시는 1996년 신문지국 살해사건을 계기로 1997년 1월1일에 제정, 시행됐다.
김대중 정부 때인 1999년 1월에는 규제개혁위원회 주관 규제 완화 차원에서 폐지됐다가 과도한 경품제공이 다시 문제가 되자 2001년 7월1일에 부활했다.
2003년 5월27일에는 고시위반 사건은 규약을 적용해 사업자단체(신문협회)가 우선 처리한다는 규정을 개정해 공정위가 직접 처리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또 2005년 4월1일에는 공정거래법 위반사건에 대한 신고포상금제가 시행되면서 시민단체와 소비자가 신문사나 신문지국의 고시 위반사실을 공정위에 신고하면 포상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2005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신문고시 위반 신고건수는 2천171건, 경고 이상 제재건수도 1천799건에 달한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인 작년과 올해 상반기 신고건수는 770건, 경고 이상 제재건수도 663건으로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나 제재 수위는 크게 낮아졌다.
신문고시 위반 관련 과징금 규모로 보면 2005년 5억9천800만 원, 2006년 1억6천900만 원, 2007년에는 8억9천600만 원에 달했다가 작년 2천300만 원, 올해 상반기 210만 원으로 급감했다.
공정위의 직권조사도 지난 정부 때는 3차례나 시행됐지만 이번 정부 들어서는 한 차례도 없었다.
공정위는 2005년에 도입된 신고포상금제가 신문고시 위반에 대한 감시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며 당분간 직권조사를 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는 "전국 6천여 곳에 달하는 신문지국을 직접 단속하기 쉽지 않다"며 "수많은 시민감시단이 활동한 만큼 신고포상금제가 원활히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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