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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샐러리맨] "시민과 하나" 지하철 사람들

하루 이용객 수만 626만여명.

연인원 23억 명이 타고 내리는 서울지하철은 지난달 9호선 개통으로 거미줄 교통망을 자랑하게 됐다.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만큼 최근엔 다양한 생활밀착형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룹 사운드 '5678매니아'의 공연이 한창 무르익었다.

무대는 노원 지하철 역사.

멤버들은 지하철 5호선과 6, 7, 8호선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다.

[안녕하세요. 저는 8호선 모란역에 근무하는 김희정이고요. 팀에서 꽃인 보컬을 맞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7호선 도봉차량 정비팀에 근무하는 김재세고요. 팀에서 키보드하고 보컬 맞고 있습니다.]

관객들 아니 승객들의 나이와 계층이 천차 만별인지라 '5678매니아'는 흘러간 노래에서부터 최신곡까지, 장르와 시대를 초월해 소화하지 못할 곡이 없다.

[강종희/서울 노원구 : 진짜 기분도 좋고 음악 선물 왕이야~ 왕! 왕! 왕! 최고야 짱!]

[윤옥순/서울 노원구 : 아쉬워서. 아쉬워서 못 가고 있잖아. 행복해 나 오늘. 행복해.]

교대 근무라는 특성 때문에 연습시간도 맞추기 쉽지 않지만, 즐거워하는 승객들이 있어 마냥 행복하다.

[손경현/군자영업관리소장, 베이스 기타 담당 : 저희들의 무대는 모든 지하철역이 무대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고객들이 원하고 찾으시면 언제든지 어느 장소든지 나가서 연주할 수 있는 그런 마음의 자세가 되있습니다.]

[이렇게 비 오는 날엔 파전에 동동주 생각 안 나십니까? 오늘 저는 일 마치고 나면 동료와 파전에 동동주 한 잔 걸쳐야겠습니다. 비 오는 날 너무 울적해 계시지 마시고요. 즐거운 마음으로 기분 좋은 일들만 가득하셨으면 합니다.]

지하철 스피커에서 흘러 나오는 부드러운 목소리의 주인공은 7호선 지하철 기관사 유진옥 씨다.

삶의 무게에 지친 승객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한 게 벌써 2년이 넘었다.

[유진옥/기관사 : 지하철 2호선을 많이 타고 다녔는데 잠실에서요. 아침에 출퇴근하면 굉장히 힘들어요. 특히 2호선 같은 경우는 사람이 엄청 많이 타거든요. 힘들고 그럴 때 아, 이럴 때 좀 '수고했다', '수고해라' 라는 방송 좀 해주면 어떨까, 해주면 좋을 텐데.]

진심이 담긴 방송 한마디에 승객들의 마음은 이내 푸근해지곤 한다.

[박윤자/경기도 안성 : 더 친절하게 느껴지죠. 정감이 느껴지는 거죠.]

공사 홈페이지에는 유진옥 기관사를 칭찬하는 글이 줄지어 올라와 그의 인기를 대변하고 있다.

서울 장암역에 위치한 도봉차량기지.

차량기지 한쪽에서 북적이는 사람들로 시끌벅적하다.

[예천에서 가져온 마입니다.]

전국 팔도에서 긴급 공수된 싱싱한 농산물들이 차량으로 옮겨 지고 지하철은 이내 재래시장으로 꾸며졌다.

승객 대신 농산물을 가득 실은 열차가 오늘 향하는 곳은 중선이 있는 청담역이다. 

[조영구/기관사 : 중선이라고 하면 보통 상선이 있고 하선이 있는데 가운데 예비선로를 마련해 가지고 열차 입환 (열차 위치 변경)이나 열차 운행 방향을 바꿀 때 이용하는 선로인데요. 그 중간 선로를 이용해서 지금 장터를 열어서 행사를 하게 됩니다.]

평소엔 굳게 닫혀있던 중선의 스크린 도어가 활짝 열리고 객차에 꾸려진 즉석 직거래 장터가 승객들의 발길을 잡는다.

[김복동/서울도시철도공사 물류사업단 : 오늘 청담역 승강장에서는 어려운 농촌경제를 활성화하고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 여러분께는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하고자 오후 4시부터 밤 9시까지 팔도 농산물 직거래장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당일 산지에서 직송한 농산물은 싱싱할 뿐만 아니라 중간 유통 거품을 걷어내 값도 저렴하기 때문에 귀갓길 승객들에게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성길용/서울 강남구 : 아주 정말 기발해요. 너무너무 좋아서 지금 가다가 다시 들어왔어.]

[정진용/서울 중랑구 : 제가 특별히 장터를 찾아가지 않고 집으로 가는 이동 중에 이런 장소가 마련되니까 그런 측면에서 좋은 것 같아요.]

새벽 5시 반에 출발해 새벽 1시까지 하루 20시간 가까이 쉬지 않고 달리는 지하철.

승객들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고 변신하는 지하철 사람들이 있어 오늘도 출퇴근길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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