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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필품 가격공개로 서민물가 안정 시동

정부가 주요 생활필수품 판매가격 정보를 공개키로 한 것은 서민물가 안정이 경제위기 해소를 위한 필수 전제조건이라는 인식에서다.

정부는 친서민 정책의 일환으로 서민이 주로 사용하는 생필품이나 공공요금 가격 공개를 통해 가격인하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복안이지만 추진 속도가 예상보다 더딘데다 일각에서는 효과에 대한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가격정보 공개…물가 안정·친서민 '일석이조'

정부가 생필품 가격 공개를 결정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물가 오름세가 계속될 경우 경제가 연착륙하는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6월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평균 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지만 한국은 여전히 플러스를 기록, 물가관리는 정책 당국의 주요 과제 중 하나로 남아있다.

무엇보다 경제위기의 타격을 직접적으로 받는 서민의 장바구니 물가를 잡겠다는 것이 일차 목표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강조한 친서민 기조를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문제의식의 연장선상이기도 하다.

비록 통계청 조사에서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6%로 9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일반 국민들은 여전히 장바구니 물가가 높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OECD 조사에서도 한국의 식품물가지수가 30개 회원국 중 아이슬란드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전방위 물가 관리 나선 정부

정부는 이르면 10월부터 서민들의 생활물가와 직결돼 있는 주요 생필품 판매가격 정보를 공개할 계획이다. 빵, 우유, 세제 등 일부 가공식품과 소비재 공산품에서 시작해 단계적으로 자동차, 의료 등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민관 합동으로 부문별 가격경쟁 여건을 조사·분석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필요하면 관세율 체계 조정에도 나설 계획이다. 정부가 설탕 완제품 수입 관세율 40%를 대폭 인하하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이 대표적이다.

공공요금 안정을 위해 공공요금 원가자료도 공개해 요금 결정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원가절감 노력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또 농축수산물 역시 수급조절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가격 급등락을 완화하고 농업생산관측을 강화, 물량을 탄력적으로 조정함으로써 농축산물 가격불안을 해소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하반기 중 2010년 이후 적용할 중기 물가안정 목표를 발표하고, 소비자 물가지수의 가중치 조정 주기를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해 체감물가와의 격차를 해소할 방침이다.

또한 공공비축 및 계약재배 물량을 탄력적으로 조정해 농축산물 가격 불안을 해소하고 물가 통계 가중치의 조정 주기를 단축해 소비자의 체감도를 높이기로 했다.

◇더딘 진행…효과 놓고 의견 분분

정부는 하반기 중 물가관리 대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추진속도는 더딘 편이다.

주요 생필품 가격 정보의 경우 일부 품목에 대해 한정돼 있고, 공공요금 원가자료 공개도 내년 상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산물 수급체계 개선 계획은 더욱 느리다. 주요 농산물에 중기관측 제도를 도입하고 3~6개월 전 농산물의 수요.가격을 예보해 생산자들도 대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지만 구체적인 결과물이 없다.

미리 수량을 정하고 농작물을 심는 계약재배 제도나 정부가 일정량을 사들여 수급을 조절하는 비축 제도 역시 당초 국가 재정 투입을 늘리는 방향으로 추진했다가 민간 중심으로 선회하면서 지연되고 있다.

대책 실효성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없지 않다.

정부가 강력한 물가안정책을 실시할 주도권을 갖고 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민간의 기업 활동에 개입할 여지가 그만큼 좁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원 장재철 수석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해외 부문에서 발생하는 물가상승 압력을 어떤 식으로 최소화할 것인가 하는 점"이라며 "정부가 이 부분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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