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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3통' 그리고 '국제통'

임채진 검찰총장의 퇴임, 천성관 총장 후보자으 중도 낙마로 2달여 동안 공백 상태였던 검찰총장.

이명박 대통령의 장고에 장고 끝 선택은 김준규 전 대전고검장이었습니다.

김준규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 검증은  앞으로 철저하게 진행될 것인 만큼 별론으로 하고, 김 후보자의 프로필 가운데 눈에 띄는 대목이 있어 단상을 적어봅니다. 김 후보자를 '국제통 검사'라고 평가하는 부분입니다.

실제 김 내정자의 경력을 보면, 검사로서는 흔치 않게 국제 업무를 굉장히 많이 했습니다.

<경력>

1979년                             제 21회 사법시험 합격

1979년 09월 ~ 1981년 08월 사법연수원 제11기 수료
1981년 12월 ~ 1984년 08월 육군 법무관
1984년 09월 ~ 1987년 03월 서울지검 남부지청 검사
1987년 03월 ~ 1988년 03월 광주지검 장흥지청 검사
1988년 03월 ~ 1989년 12월 서울지검 북부지청 검사
(
1988년 ~ 1989년 미국 미시간대 법대 수료)
(1989년 ~ 1989년 미국 콜롬비아대 법대 통상법과정 연수)
1989년 12월 ~ 1991년 08월 법무부 국제법무심의관실 검사
1991년 08월 ~ 1993년 03월 서울지검 고등검찰관
1993년 03월 ~ 1993년 09월 청주지검 제천지청 지청장
1993년 09월 ~ 1994년 08월 대검찰청 검찰연구관
1994년 09월 ~ 1997년 02월 駐미대사관 법무협력관
1997년 03월 ~ 1997년 08월 수원지검 특수부 부장검사
1997년 08월 ~ 1998년 03월 수원지검 형사3부 부장검사
1998년 03월 ~ 1999년 06월 법무부 국제법무과 과장, 국제통상법률지원단 단장
1999년 06월 ~ 2000년 02월 법무부 법무심의관
2000년 03월 ~ 2000년 07월 서울지검 형사6부 부장검사
2000년 07월 ~ 2001년 06월 서울지검 형사2부 부장검사
2001년 06월 ~ 2002년 02월 창원지검 차장검사
2002년 02월 ~ 2003년 03월 인천지검 2차장검사
2003년 03월 ~ 2004년 06월 수원지검 1차장검사
2004년 06월 ~ 2005년 04월 광주고검 차장검사
2005년 04월 ~ 2007년 02월 법무부 법무실 실장
2007년 02월 ~ 2008년 03월 대전지검 검사장
2008년 03월 ~ 2009년 01월 부산고검 검사장
2008년 09월 ~ 국제검사협회(IAP) 부회장(아시아지역 대표)
2009년 01월 ~ 2009년 07월 대전고검 검사장

흔히 검사들 세계에선 전공 분야를 의미하는 '00통'이란 말을 씁니다.

크게 3가지 종류가 있는데, '특수통', '공안통', '기획통'이 그것들입니다.

검사들은 일반 형사사건이나 고소고발 사건 처리 업무를 기본으로 합니다.

보통 형사부나 조사부에서 이런 일을 담당합니다.

이에 비해 특별수사나 공안 수사는 업무 성격이 다소 다릅니다.

특별수사는 부정부패 사건을 찾아내 형사처벌하는 것이 목적이고, 공안수사는 대공,선거,학원,노동 사건 등을 전담처리합니다.

또 검사들이라고 항상 수사 업무만 하는 건 아니겠지요?

법무부나 대검찰청, 그리고 일선 검찰청에 기획 업무를 담당하는 검사도 있습니다.

평검사들은 이런 업무를 골고루 경험해보도록 순환근무하는 걸 원칙으로 합니다.

그러나 일정 경력을 쌓은 검사들은 알게 모르게 자신의 '00통'이 결정됩니다.

또 스스로 "나는 00통"이라고 분류하기도 합니다.

자신이 거쳐온 부서를 살펴보면, 이런 분류가 어느정도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일단 '00통'이란 딱지가 자타 공인되면, 이에 대한 자부심도 상당합니다.

또 이렇게 자기 또는 남이 붙여진 '00통'이란 딱지는 검찰 간부로 승진할 때 고려되는 결정적인 변수가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특별수사를 총괄하는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 자리에 이른바 '공안통' 검사를 발탁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집니다.

그런데 검사에게 붙여진 '국제통'이란 딱지는 개인적으로는 처음 들어봅니다.

마 김준규 후보자가 1호 국제통 검사 아닐까 싶습니다.

검사들의 일이라는 게 international한 게 별로 없는 게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굳이 검사를 분류할 때 특수,공안, 기획 3통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이도 어쩌면 고정관념에 불과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김 후보자를 발탁할 때 청와대가 밝힌 것 처럼, 우리 검찰도 글로벌 스탠다드를 생각해볼 때도 된 것 같기도 합니다. (사실 검찰총장의 글로법 스탠다드란 뭘까라는 의문은 아직도 있습니다만..)

그런데 정작 김 후보자 본인은 자신이 '국제통 검사'로 불리는 게 썩 맘에 들지 않는 듯 합니다.

수원지검 특수부장도 해봤고, 인천,창원 등에서 차장검사를 할 때 공안사건도 많이 접했는데,

왜 자신이 '3통 검사'가 아닌 국제통이냐는 거죠.

그러면서 자신을 특수,공안,기획을 모두 경험한 검사라고 평가해달라고 했습니다.

검찰총장 후보자로서 모든 역량을 두로 갖춘 지도자로서의 능력을 보여주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필자는 김 후보자의 이런 발언에서 역설적이게도 자신을 3통 검사로 분류하지 않은 섭섭함을 읽었습니다.

'3통 검사'가 아닌 '국제통 검사'란 딱지 이면에 존재하는 검찰 조직내 우려의 시선을 김 후보자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같은 통 검사끼리 은밀하게 챙겨서 생기는 검찰내 파벌 문화도 엿볼 수 있어 한편으론 씁쓸했습니다.

 

 

[편집자주] 법조팀의 현장 반장으로 맹활약 중인 정성엽 기자는 2002년에 SBS로 둥지를 옮겨 사회부 검찰 출입기자와 정치부, 뉴스추적팀 등에서 취재력을 과시해왔습니다. '제대로 정확히 보고 쓴다'는 좌우명을 가진 정기자는 최근에는 삼성그룹 후계자인 이재용씨의 이혼소송 사실을 발빠르게 취재, 특종보도해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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