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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바이러스 퍼뜨리는 익명 기부천사들

광주·전남 익명 기부자들 잇단 선행 '훈훈'

지난 30일 전남 담양군청에 2억 원의 장학금이 익명으로 배달된 사연이 알려지면서 또 한 명의 '얼굴 없는 기부천사'가 탄생했다.

60대 중반 남자로 추정되는 이 기부자는 돈을 보내는 과정에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쓴 흔적을 곳곳에 남겨,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훈훈하게 했다.

기부자는 우체국에서 돈 상자를 보낼 당시 챙이 넓은 모자를 써 얼굴 일부를 가렸다.

발송인란에는 있지도 않은 서점이름을 적었으며 돈다발을 묶은 종이 끈마다 찍힌 은행도장은 검은 펜으로 덧칠해 알아볼 수 없게 했다.

돈의 쓰임새를 지정한 메모에도 보낸 사람 이름 대신 '군민'이라고만 적어 돈을 받은 군이 발송인을 추적할 엄두를 내지 못하게 했다.

광주 북구에는 '과일 기부천사'로 잘 알려진 독지가가 있다.

광주에서 농원을 운영하는 사람으로만 알려진 이 독지가는 지난해 추석을 앞둔 9월 8일 배 570상자를 북구에 기증하면서 기부 레이스를 펼치기 시작해 지난해 12월 11일에는 귤 1천 상자(시가 1억 원)를 북구청 마당에 내려놓고 홀연히 사라졌으며 설을 앞둔 지난 1월 22일에는 배 500상자를 기탁했다.

북구는 "이 독지가가 외환위기 당시 사업실패를 딛고 일어선 뒤 이웃을 돕기로 하고 자신이 팔려고 산 과일 일부를 기탁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독지가의 신원에 대해서는 '철통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2007년 12월 20일에는 법조계에서 일한다고 자신을 소개한 사람이 광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천만 원 묶음 3개를 전달해 놀라움을 줬었다.

이밖에 2002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햅쌀 10여 가마를 영광군 불갑면사무소 앞에 몰래 놓고 가는 농민, 2007년과 지난해 완도군에 쌀을 보내며 '양이 적어 미안하다'는 말을 남긴 독지가, 지난 1월 순천시 매곡동 사무소에 쌀을 보내 '키다리 아저씨'라는 별명을 얻은 기부자도 익명 기부천사의 반열에 올라 있다.

시민 주모(31) 씨는 31일 "둘러보면 온통 힘든 일 뿐인데 이런 소식을 들을 때는 잠시나마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다"며 "구석구석 숨어 있는 얼굴없는 천사들의 '행복 바이러스'가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담양=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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