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남북관계 탓에 혹시 송환이 늦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입니다."
30일 오전 선원 4명이 탄 어선이 강원 고성 연안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었다가 북한 경비정에 의해 예인된 사건이 발생하자 가족과 주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날 오전 거진 선적 29t급 오징어 채낚기어선 '800 연안호'(선장 박광선.54)가 강원 저진 동북쪽 37㎞ 상의 동해 NLL을 13㎞가량 넘었다가 북한 장전항으로 예인됐다는 소식을 접한 거진항 어민들은 모두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이번 사건이 조기에 해결돼 선원들이 빨리 송환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7월 금강산지구에서 관광객이 북한군에 의해 피격돼 사망한 이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것은 물론 핵실험, 미사일 발사 등으로 냉각된 남북관계가 혹시나 영향을 주지나 않을까 걱정하며 정부 대응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특히 사건 이후 선원 가족들은 모두가 외부접촉을 피하고 있어 충격이 이만저만 큰 것이 아님을 짐작하게 하고 있다.
연안호 선원들은 초등학교 또는 고등학교의 동기 동창인 친구 사이로 선장과 기관을 제외한 나머지 2명은 최근 조업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수소문 끝에 가까스로 만난 기관장 김모(54) 씨의 부인 이모(51) 씨는 "오늘 아침 아는 동생이 전화로 알려온 연안호 소식을 듣고 무척 놀라고 당황했다"며 "이번 사건이 잘 해결돼 모두가 빨리 돌아오길 믿고 바랄 뿐"이라며 끝내 눈시울을 적셨다.
이 씨는 또 "당초 연안호는 서해로 조업을 갈 계획이었으나 최근 동해 먼바다에서 오징어가 잡힌다는 소식을 듣고 출어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남편은 올해 초부터 연안호에서 일했다"고 덧붙였다.
연안호의 선주이자 선장 박 씨의 부인인 이모(50) 씨는 이번 사건으로 충격을 받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오후 늦게 집으로 귀가했다.
이 씨의 딸(29)은 "엄마가 너무 많이 지쳐 있어 아무런 이야기도 할 수 없다"며 "뉴스를 보면 연안호가 GPS 고장으로 NLL을 넘은 것으로 나오는데 이렇게 되기까지 사전에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고성군채낚기선주협회 황달수 회장은 "GPS(자동항법장치) 고장으로 NLL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사태가 원만히 해결되고 선원들도 무사히 돌아올 것으로 믿는다"며 "협회소속 30여 척의 어선들은 오늘 출어를 못했거나 출어를 했던 선박도 모두 귀항했다"고 밝혔다.
고성군수산업협동조합의 한 관계자도 "관계 기관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선원들이 조속히 돌아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29일 오후 거진항을 출항한 연안호는 동해 먼바다에서 조업하다 작업이 시원치 않자 거진항으로 복귀하던 중 NLL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성=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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