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명의의 가짜 이메일을 보낸 뒤 유엔직원 행세를 하며 돈을 뜯어오던 나이지리아인들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김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이름으로 발송된 영문 이메일입니다.
사기피해를 입은 모든 사람들에게 UN이 10만 달러를 보상하기로 합의되었다고 적혀있습니다.
UN 로고는 물론 반 총장의 사진과 사인까지 들어있어 마치 UN에서 보상금을 주는 것 처럼 돼 있지만 사실은 가짜 이메일입니다.
경찰에 붙잡힌 31살 C 씨 등 두 명의 나이지리아인들은 이런 이메일을 지난해부터 국내 네티즌들에게 뿌렸습니다.
이메일을 보고 답장한 네티즌들에게는 위조수표 사본이나 예치금 증명서를 보내고, 돈을 주기 위해 한국에 온 유엔직원이라며 직접 전화를 걸기도 했습니다.
네티즌이 믿는 기색을 보이면 이번엔 송금수수료와 문서처리비용, 또 돈을 줄 외교관의 파견비용이 필요하다며 돈을 요구합니다.
[K 씨/피해자 : UN 사칭하면 큰일난다고 들었거든요. 반기문 사무총장 사진도 걸리고 그럴듯한 공문을 보내왔기 때문에 믿음을 준 것이죠.]
이들은 이런 식으로 번역가와 전직 공무원, 그리고 중소기업 대표 등 3명으로부터 모두 8천여만 원을 받아 가로챘습니다.
[C 씨/나이지리아인 피의자 : 하던 일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계획했던 건 아닌데 (사기 공모) 제의를 받았을 때 유혹에 빠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경찰은 C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최근 국제기구나 유산 상속자 등을 사칭한 이메일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