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건배 문화가 중국의 공무원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다.'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20일 이 같은 제목의 기사에서 술을 억지로 마시도록 강요하는 건배(乾杯) 문화가 최근 1명의 공무원을 숨지게 하고 또 다른 1명을 의식불명 상태로 내몰았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13일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 신저우(新洲)구의 진궈칭(金國慶) 부국장은 한 공식 연회에서 과음으로 인한 심장마비를 일으켜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숨을 거뒀다.
이에 앞서 지난주 광둥(廣東)성 잔장(湛江)시 루옌펑(陸燕朋) 구청장도 연회에서 술을 마시다 뇌사 상태에 빠진 뒤 현재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후난(湖南)성 신양(信陽)의 가족계획 담당 공무원인 궈스중(郭世忠)도 과음으로 인한 뇌출혈로 사망했다.
이들은 모두 공식 연회에서 주량보다 무리하게 건배를 하면서 술을 마시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이처럼 공무원들이 잇따라 음주로 인한 사고를 당하는 것이 예의와 체면, 대인관계(關係)를 중시하는 중국의 전통문화와 깊은 연관이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산둥(山東)성의 한 공무원은 "손님을 초대한 뒤 취하게 하지 못하면 제대로 접대하지 못한 것으로 간주된다" 면서 "술 마시는 것을 거절하는 것도 예의에 어긋나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이 공무원은 "사실 손님이나 우리나 모두 술에 취하는 것을 원치 않지만 암묵적인 관행에 의해 억지로 술을 마신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사업이나 업무에 큰 지장을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음주 관행을 고치려면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리청옌(李成言) 베이징대 교수는 "서로 건배를 하며 술을 다 비우는 것은 중국의 전통적인 의사소통 방식이자 문화"라면서 "정부가 이런 관행에 법적으로 제동을 걸기 전까지는 뿌리깊은 음주 습관을 고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진궈칭 부국장이 근무하던 우한시 신저우구는 2005년부터 공무원들이 점심시간에 술을 마시는 것을 금지했지만 저녁식사에 대해서는 규정이 없는 상태라고 신문은 전했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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