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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람들] 소박한 '그들만의 시네마 천국'

대형 스타도 고액의 출연료도 수많은 스탭도 없이 소수의 인원으로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마을 주민들이 주인공이 되고, 때로는 감독이 되기도 하는 마을 영화가 그것이다.

[신인해/마을영화 제작스태프 : 소수의 스텝들과 마을 주민들이 참여해서 창작을 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용영춘/마을영화 출연배우 : 기분이 아주 이거야 이거!]

[조귀숙/마을영화 출연배우 : 이제 올해 자랑 해야죠.]

연기를 배운 적도 카메라를 만져 본 적도 없는 마을 주민들과 소박한 마을 영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 신지승, 이은경 부부.

그들만의 시네마 천국으로 떠나보자.

서울에서 두 시간여, 구불구불 산길을 올라 도착한 곳은 경기도 양평 용문산 자락.

영화 작업을 하고 있는 신지승, 이은경 부부를 만났다.

[신지승/마을영화 감독 : 약 쳐야되는데 이런 구체적인 대사를 살려줘야 된다고.]

충무로와 여의도 등지에서 영화사와 드라마 프로덕션에서 연출부 생활을 하던 이들 부부가 이곳에 터를 잡은 건 10여년 전.

장편영화 데뷔를 앞두고 좌절되고 농촌으로 내려왔다.

[신지승/마을영화 감독 : 이곳에 와서 시골 할머니, 시골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감성, 인심, 정서들을 배우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그 분들이 어쩌면 영화적 시스템을 새롭게 하도록….]

본격적으로 마을 영화를 시작한 것은 2003년 무렵이었다.

가진 돈을 탈탈 털어 5톤 트럭을 샀다.

그리고 먹고 자고 작업까지 할 수 있도록 개조한 뒤, 트럭을 타고 전국의 마을을 누비고 다녔다.

[신지승/마을영화 감독 : 문을 여는 게 힘들다 보니까 장사꾼 취급을 하기도 하고.]

[이은경/마을영화 PD : 일하다가 그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보면 스텝들이 사라져 있고 그런 경우들이 조금….]

차츰 마을 사람들과 동화되면 그곳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과 수많은 에피소드들을 영화에 담기 시작했다.

그렇게 제작한 작품만도 60여편이 넘는다.

[신지승/마을영화 감독 : 생산한 고추가격이 100원 200원 차이가 나는 것에 따라서 굉장히 할머니들이 상심하고, 싸우고, 또 언제 그랬냐는 듯 화해하고 그런 얘기라든지…. 서울에서 도박으로 재산을 탕진해서 내려갔는데 젊은 사람이 없다보니까 이장을 맡게 되고, 본의 아니게 새로운 생을 살아야했던 어느 마을 이장님의 매일 매일 도박을 하고 싶어서 속이 근질근질한 거죠.]

소재뿐만 아니라 이들이 만든 영화에는 기존의 상업영화와는 다른 점이 또 있다.

[신지승/마을영화 감독 : 기존 상업 영화에서 중요한 요소, 직업 연예인, 대자본이라는 요소가 우리 영화에는 없습니다.]

마침 이날도 영화 촬영 있는 날이다.

촬영 장비 챙기는 일을 도와주는 스텝들은 신 감독과 특별한 인연으로 만난 이들이다.

[신해인/마을영화 제작스태프 : 고등학교 때 제가 담양에서 학교를 다녔는데, 그 때 감독님이 옆 마을로 마을 영화를 하시러 오셨어요. 그때 저는 마을 영화에 대해서 만나게 됐고요. 그 뒤로 대학도 영화과로 가서 여기 와서 감독님 도와드리고 있어요.]

[문지현/마을영화 제작스태프 : 검색을 해서 공동체 영화라는 걸 알게 돼서 관심을 가지고 제가 찾아왔죠.]

마을을 돌며 출연할 주민들을 일일이 섭외를 하고, 오늘 촬영 장면을 설명해 주는 신지승 감독.

[신지승/마을영화 감독 : 민박이 잘 되려면 뭔가 우리가 회의를 해야되지 않을까. 이 얘기예요.]

간단한 회의를 통해 대사를 다듬고 연기 지도를 해 주는 신지승 감독.

그런데 당연히 있어야할 시나리오가 보이지 않는다.

[신지승/마을영화 감독 : 작가의 머릿속에 있는 이야기하고 다른 일상 속의 드라마를 추구하기 때문에 시나리오가 있을 수가 없습니다.]

감독도 스텝도 연기자도 모두 마을 주민들.

서툰 연기에 NG도 여러 번이지만 모두들 즐거운 표정이다.

[용영춘/마을영화 출연배우 : 기분이 아주 이거야 이거! 얼마나 좋은지 몰라.]

[남궁분/마을영화 출연배우 : 70이 넘도록 이런 거 처음 해 봤어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날 촬영한 장면은 간단한 후반 작업을 거쳐 밤이 되면 야외에서 마을주민들과 함께 시사회를 갖는다.

[신지승/마을영화 감독 : 오늘 촬영한 것들을 주민들과 함께 보고 이야기 흐름도 알게 하고 같이 보면서 연기에 대한 점검도 하고….]

야외에서 천막을 치고 마을 주민들 모두가 함께 즐기는 달빛 시사회.

자신이 한 연기를 지켜보며 쑥스러움을 감추지 못한다.

[조귀숙/마을영화 출연배우 : 쑥스러운 건 없는데, 남들이 보기는 몰라도 난 재밌어. 몰라.]

[임정일/마을 이장 : 마을주민들이 TV에서 연기자들이 하던 걸 보기만 하다가 우리가 직접 해 오니까 주민들에게 활력소가 되는 것 같습니다.]

신지승, 이은경 부부는 마을 주민들을 출연만 시키는데 머물지 않고, 미디어 교육을 통해 주민들이 직접 영화제작에도 참여할 수 있는 장을 열어가고 있다.

[이은경/마을영화 제작 PD : 7월 말에서 8월 초에 그동안 저희가 60여개 지역에서 만들었던 마을영화들을 양평에 연수리, 강원도 홍천 월운리, 인제 냇강마을에서 마을 영화들을 선보일 예정이고요.]

[신지승/마을영화 감독 : 20억짜리 상업영화 한편이면 200개의 마을영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저희들이 꿈꾸는 것은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주인공이 되는 생활 속의 이야기가 만들어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기업이나 대자본가의 투자도, 전문 연기자도 없지만, 우리네 소박한 일상들을 필름에 담고 있는 신지승, 이은경 부부.

그들이 꿈꾸는 진정한 시네마 천국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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