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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기약없는 점거 50일째…"너무 지쳤다"

<8뉴스>

<앵커>

쌍용자동차의 공장 점거 농성 사태가 50일을 맞았습니다. 하지만 사태해결의 희망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기약없는 미래 앞에서 지쳐가고 있습니다.

임상범 기자가 쌍용차 사람들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평택공장에 기다리던 식사 시간이 찾아 왔습니다.

묽은 된장국에 단출한 상차림이지만 잠시나마 긴장을 풀 수 있는 시간입니다.

집 떠난 지 벌써 50일.

식당 한 켠 간이 숙소에 지친 몸을 잠시 뉘어보지만 오래가지 못합니다.

경찰 헬기가 공장 상공에 떴다는 소식에 황급히 장비를 갖추고 각자 맡은 위치로 뛰쳐나갑니다.

[정성일/쌍용차 노조원 : 어느덧 50일이 됐는데, 50일 동안 도대체 아무것도 된 게 없는게 정말 답답하고, 50일까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올라온 사람이나 들어온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공장을 내주고 물러난 사측 직원들은 빈 사무실과 PC방을 전전하며 더부살이중입니다.

회사를 되살릴 생명줄인 신차 개발에 한시가 바쁜 연구원들은 열악한 작업 환경 때문에 속이 바짝바짝 탑니다.

[박윤권/쌍용차 팀장 : 원래는 크레이까지 가서 완성된 모델을 만들어야 하는데 지금 현재 워낙 파업이 길다보니까 스티로폼으로 깍고…]

미련을 접고 떠나는 동료가 하나, 둘 늘면서 남은 이들도 어깨가 자꾸 아래로 쳐집니다.

샤시 모듈을 생산해 전량, 쌍용차에 납품해 온 이 부품업체는 자금 압박을 견디다 못해 지난 3일부터 휴업에 들어갔습니다.

재고품에는 뽀얀 먼지가 덮였고, 분주히 부품을 실어나르던 트럭들은 멈춰선 지 오래입니다.

[쌍용차 부품업체 공장장 : 6월을 기점으로 해서 어려움의 한계를 지나고 지금은 어렵다는 표현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어렵습니다.]

한때 힘을 합쳐 SUV왕국, 쌍용차를 일구었던 이들이지만 이제는 서로 너무 멀어졌고, 또 너무 지쳤습니다.

다시 예전처럼 신바람나게 자동차를 만들 수 없을까, 이 소박한 바람조차 이루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함 속에, 쌍용차 사람들은 점거파업 50일째를 넘기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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