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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남편의 뜻 이어서 '다시 쓰는 희망쪽지'

<8뉴스>

<앵커>

청소년들의 말 못할 고민과 아픔을 함께 나누는 '십대들의 쪽지'라고 들어보셨는지요. 지난해 발행인이 갑자기 숨지면서 존폐기로에 놓였던 이 희망의 메시지 아내 강금주씨가 뒤를 이어 전하고 있습니다.

테마기획, 김흥수 기자입니다.

<기자>

강금주씨는 오늘(28일)도 청소년들이 보내온 고민에, 정성스레 답글을 써내려갑니다.

대부분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는 말 못할 사연들, 몇 번이고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희망의 메시지를 적으며, 지난해 말 급성췌장염으로 숨진 남편 김형모씨의 뜻을 잇고 있습니다.

남편 김 씨는 지난 1984년부터 청소년들의 고민과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간행물 '십대들의 쪽지' 발행인.

[대한뉴스(1988년) : 청소년들의 고민거리를 덜어주는 소책자 10대들의 쪽지가 30대 초반의 김형모씨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발행되고 있습니다.]

변변한 후원금도 없이 사재를 털어가며 만든 쪽지는 매달 2~3십만부씩 전국 1만 4천여 개 학교에 무료로 배포됐습니다.

[김석환(37세)/직장인 : 많은 청소년들이 길을 찾고 아니면은 고민있고 할 때 어떤 대화상대처럼 찾았던 그런 책이었던 것 같아요.]

남편일을 도우며 학구열을 달랬던 강 씨는 10여 년전 뒤늦게 유학길에 올라 지난해 호주변호사 자격증을 땄습니다.

하지만, 강 씨는 지금 호주 변호사로서의 편한 자리가 아닌, 남편이 섰던 고된 그 자리에 서있습니다.

[강금주/ '십대들의 쪽지' 발행인 : 누군가가 한사람만이라도 쪽지를 통해서 자기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기회를 만나게 된다면, 이 일을 해야 될 이유가 충분히 되는 거다.]

김형모씨의 사망이후 석달간 중단됐던 쪽지는 이런 아내의 결심으로 지난 3월부터 다시 청소년들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경제적인 부담이 큰 고통이지만 딸의 이름을 '쪽지'라고 지을 정도로 쪽지 발행에 헌신했던 남편과, 어디선가 쪽지를 기다릴 청소년들만 생각하며 가겠다며 환한 미소를 짓습니다.

[강금주/ '십대들의 쪽지' 발행인 : 분명 제가 생각한거보다 계획한 거보다 훨씬 좋은 길일 거예요. 그것 만큼은 확실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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