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임기 반환점을 돌게 되면서 벌써 그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엔 헌장은 사무총장의 임기를 총회와 안전보장이사회의 협정으로 정하도록 했고, 그 임기는 5년으로 돼 있다.
기술적으로 중임에는 제한이 없지만 현재까지 3번 연임한 사무총장은 없다.
초대 사무총장이었던 노르웨이의 트리그브 리 이후 지금까지 반 총장의 전임자 들인 7명의 사무총장 가운데 제6대 사무총장인 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를 제외하고는 모두 연임에 성공했다.
갈리는 상임이사국이자, 최대 '기부국'인 미국의 지지를 받지 못해 연임에 실패 했었다.
이 때문에 반 총장 역시 연임에 성공한다고 봤을 경우 그의 임기는 7년반이 남게 된다.
그러나 유엔 내 일각에서 반 총장에 대한 못마땅한 시선들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가 유엔 개혁을 강도 높게 밀어붙이고 있는 데 대한 기득권을 가진 일부 직원의 저항과 함께, 사무총장을 배출하고 싶은 국가나 개인들의 '반(反) 반 총장' 움직 임도 감지되고 있다.
특히 역대 사무총장 가운데 미얀마 출신의 우탄트(1961-1971) 이후 첫 아시아인 사무총장이지만 우탄트가 서구에서 모든 교육을 받은 사실상 '유럽인'인 반면, 반 총장은 '토종' 아시아인이라는 점에서 그의 존재를 애당초 탐탁지 않게 여겨온 세력 들도 존재한다.
한 유엔 외교관은 "서구인과 같은 발음의 영어를 하지 못하고, 조용하게 낮은 자세로 외교를 펼치는 반 총장에 대한 은근한 인종 차별주의가 도사리고 있다"면서 "반 총장이 유럽출신도 아니고 유럽 식민지 출신도 아닌 첫 사무총장이라는 것을 눈 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세력들의 반대 움직임이 단순한 시기나 질투를 넘어 조직화.체계화 되고, 안보리 상임이사국(미.영.중.프.러) 가운데 한 곳이라도 이에 동조할 경우, 반 총장의 재임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유엔 내에서는 그 가능성이 거의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엔 고위 외교관은 "의도적으로 반 총장을 흔들려는 조짐이 있긴 하지만, 반 총장이 역대 사무총장 가운데 가장 의욕적으로 일을 하고 있고, 기후변화 어젠다의 빅 이슈화 등 지금까지 이룬 업적도 만만치 않다"며 "유엔 내에서는 그의 재임에 아 무런 장애물이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이 모두 합의할 수 있는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그의 재임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한 유엔 출입기자도 "반 총장은 전임자에 비하면 정말 나이스한 인물"이라며 " 현재로선 상임이사국들도 반 총장에 호의적인 상황이어서, 본인만 싫어하지 않는다 면 그의 재임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신의 연임을 둘러싼 말들이 무성하지만, 반 총장은 이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그는 2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겨우 임기 중반인데 연임을 말하는 것은 너무 때가 이르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그동안 공직생활을 해 오면서 어떤 자리를 생각하고 일 한 적이 없다"며 "묵묵이 일을 하다 보니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이라며 '실적'으로 회원국들의 평가를 받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유엔본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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