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 TV 는 자체발광 다이오드, 즉 LED 소자가 빛을 앞쪽의 LCD 패널쪽으로 비추면서 화상을 보이도록 하는 원리의 신개념 TV 입니다.
올해 초부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자사 제품이 진짜 성능 좋은 LED TV 라는 논쟁을 벌여왔습니다.
먼저 삼성전자의 LED TV는 '테두리 조명 방식'을 씁니다.
메인 보드의 모서리에 LED 소자를 6백여 개를 배치합니다. 그리고 LCD 패널과의 사이에 특수 도광판(삼성이 특허를 갖고 있다고 하네요)을 설치합니다. 그럼 LED 소자에서 나오는 빛이 도광판에 고루 퍼지면서 화면이 뜨는 형식입니다.
이 방식은 LED가 적게 들어가기 때문에 생산 단가가 쌉니다. 무엇보다 테두리만 LED 를 쓰기 때문에 중간 공간을 최소로 줄일 수 있습니다. 스피커 등을 내장해도 두께가 2.9센티미터 수준입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얇은 LED TV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출시 100일만에 50만 대가 팔렸다고 하죠.
LG전자의 제품은 '직하 방식'을 씁니다.
말 그대로 메인 보드에 9백여개의 LED 소자를 박습니다. 그리곤 바로 LCD 패널로 빛을 쏩니다. 비교적 영상이 정확하게 전달돼 화질이 뛰어나다는 게 LG전자측의 주장입니다.
하지만 각각의 LED 에서 빛이 퍼지려면 일정 공간이 필요하게 되죠. 그만큼 두께가 늘어납니다. 9센티미터에서 10센티미터 정도 되는 겁니다. 물론 LED를 많이 넣으면 넣을 수록 빛이 확산되는 공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올라가는 단점이 있습니다.
몇 달동안 양사는 서로 자사 제품이 더 좋다고 치열한 홍보전을 벌여왔습니다.
LG전자의 최고 경영자는 삼성 제품은 'LED TV가 아니다'라고 말하며 직설적인 공격도 마다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앞으론 이런 식의 논란은 없어질 것 같습니다.
6월 25일, LG전자가 신제품을 발표했습니다. 직하방식을 쓰면서도 두께를 2.5센티미터로 줄였다는 것이었죠.
어떻게 가능할까?
일단 LED 가격이 하나당 80센트 정도로 많이 싸졌습니다. 그런데 이 LED를 무려 3,460개나 박았습니다. 게다가 LED 소자 앞에다 실리콘 재질의 특수 렌즈를 달았습니다. 돋보기 역할을 하는 건데, 이렇게 되면 각각의 LED 가 빛을 확산시키는 각도가 엄청 커집니다. 이런 두가지 이유로 두께를 줄일 수 있게 된 거죠.
사실 확인해 보니, TV 만의 두께는 2.5센티미터가 맞는데, 역시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안에 공간이 없다보니 스피커 등을 내장한 아랫부분이 약간 두껍더군요. 정확히 재보니 3.7센티미터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른 언론사들이 2.5센티미터라고 기사를 써도 제 기사는 3.7센티미터로 썼습니다. (LG전자의 임원도 세계에서 가장 얇은 LED TV는 아직까지는 '삼성'제품이라고 설명해 주더군요. 보도자료를 내는 과정에 약간 미스커뮤니케이션이 있었던 것 같다고...)
그래도 엄청난 성과입니다. 기존 9센티미터나 되던 두께를 3센티미터대로 줄인다는 건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LED TV 시장을 삼성에 빼앗겼다는데 LG가 칼을 간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삼성전자 LED TV 와 비교해 보니...제 개인적인 느낌과 판단입니다.
두께도 그 정도면 됐고.. 음... 그런데 화질은 정말 좋더군요. 밝기는 제품마다 약간 '힘'을 줄 수도 있다고 해도, 빠르게 움직이는 장면에선 확실히 차이가 났습니다. 아무래도 빛을 도광판을 통해 전달하는 것보다는 직접 쏘는 게 좋긴 하겠죠.
돈이 그만큼 더 들었는데... 판매가도 기존 제품보다 100만 원 정도 더 비쌀 거라고 합니다. 55인치가 7백만 원 정도 될 거라고 하네요.
LG전자는 이르면 8월쯤, 삼성전자의 테두리 조명방식 제품도 출시한다고 하네요. 두께를 더 줄여서 말이죠. 웃긴 건, 삼성전자 역시 9월쯤 LG가 주장해 오던 직하방식 제품 출시를 준비한다는 소식이 돌고 있는 겁니다. 결과적으로 LG나 삼성이나 모두 직하방식과 테두리 조명방식 제품을 만든다는 거죠.
결국은 자기네들 방식을 고집하는 대신 소비자 성향에 따른 제품 생산을 선택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직하방식은 디자인 대신 정말 안정적인 화면을 원하는 사람들, 돈 좀 있으신 분들이 선택할 가능성이 클 겁니다. 또 화면을 가까이 보면서 시청하시는 분들도 좋아할 테죠.
이에 비해 테두리 조명 방식은 가격을 생각하시는 분들, 또 화질보다는 '디자인'을 더 중시하는 분들, 그리고 전기값 아끼려는 분들이 좋아하겠죠.
사실상 지난해 출범한 세계 LED TV 시장은 놀라울 정도로 팽창하고 있습니다. 디스플레이서치의 LED TV 의 글로벌 시장수요 조사 결과입니다.
| 2008년 |
2009년 |
2010년 |
2011년 |
2012년 |
| 19만6천대 |
367만대 |
1,510만대 |
3,920만대 |
6,400만대 |
우리나라 업체들에겐 그야말로 황금의 땅입니다.
삼성과 LG는 내년쯤엔 세계 시장의 60% 정도는 점유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습니다. 두 기업의 치열한 경쟁과 기술 개발 노력이 결국 지금의 위치를 만들었습니다.
혼자 싸우면 고독합니다. 하지만 두 기업은 치열한 싸움 속에 서로간 배울 게 많다는 걸 알게 된 것 같습니다. 고인 물보다는 흐르는 물이 깨끗하죠.
두 기업이 두마리 토끼를 함께 잡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암튼 오늘 취재... 재미와 즐거움과 보람을 함께 느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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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경제부 산업팀에서 활약 중인 홍순준 기자는 삼성.LG등 전자업계와 공정위, 소비자원을 출입하고 있는 고참 기자입니다. 1995년 입사 후에는 사회부, 정치부 기자로 잔뼈가 굵었고 사건팀의 리더인 '시경 캡'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특유의 돌파력과 폭넓은 취재로 보내오는 기업 내면의 깊은 이야기들이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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