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오늘(6월12일) 박연차 게이트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수사 결과에 대한 내용이나 평가에 대한 보도는 SBS 8뉴스는 물론 여러 매체에서 분석 보도한 만큼, 개인적으로 사소하지만 나름 의미 있다고 생각되는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바로 수사결과 발표 장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검찰은 발표 당일 아침까지만 해도 대검 본관 7층 이인규 중수부장실에서 언론사당 기자 한명씩만 들여보내 발표문을 나눠주고, 간단한 일문일답을 진행하는 순서로 수사결과 발표를 끝낼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오전 9시쯤 발표 계획을 돌연 바꿨습니다.
시간은 오후 3시로 변함 없지만, 장소는 대검 별관 1층 기자실로 바뀌었고, 이인규 중수부장의 발표문 낭독도 촬영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중수부장실에서 기자실로 바뀐 게 무슨 의미가 있까 싶겠지만..곰곰히 생각해보면 나름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 이후 검찰의 복잡한 마음가짐을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일 수 있습니다.
검찰 입장에서 따져볼 수 있는 중수부장실과 기자실의 장단점을 뭘까요?
우선 중수부장실의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외부 노출 차단이겠죠.
TV 카메라 촬영을 피함으로써, 억지로 표정관리할 필요도 없고 쓸데없는 오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
또 평소 잘 아는 기자들만 모아놓고 지극히 이성적으로 검찰 입장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더 없는 공간입니다.
그렇다면 기자실도 장점이 있을까요?
언뜻 검찰 입장에서는 불편하기 짝이 없는 곳으로 보일테지만, 사실 검찰 스스로 떳떳하다는 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매우 훌륭한 장소입니다.
외부 노출로 인한 위축감을 이겨낼 수 있을 만큼, 검찰 스스로 당당한 마음을 국민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수사의 정당성을 강조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검찰 수뇌부는 과감하게 오픈 장소인 기자실을 택했을 겁니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을 들어가야 하듯이 국민의 마음을 잡으려고 기자실을 선택할 수 밖는 급박한 심정도 있었겠고요.
실제 검찰은 이인규 중수부장은 물론 홍만표 대검수사기획관, 우병우 중수1과장 등 수사팀 라인이 모두 함께 기자실로 들어왔고, 이인규 중수부장은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했다"며 과감하게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과연 검찰은 원하는 만큼의 소득을 얻었을까요?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아닌 듯 싶습니다.
검찰의 당당한 태도를 칭찬하는 사람보다 이런 모습을 여전히 거만한 태도로 이해하는 사람의 수가 더 많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법대로 했다고 강조한 들, 노무현 전 대통령측의 분노를 사는 것은 당연하고,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것도 실패한 듯 보입니다.
아울러 검찰의 자기 반성과 절대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검찰 자신들이 느끼는 수준보다 훨씬 높은 현실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라는 점도 함께 짚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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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법조팀의 현장 반장으로 맹활약 중인 정성엽 기자는 2002년에 SBS로 둥지를 옮겨 사회부 검찰 출입기자와 정치부, 뉴스추적팀 등에서 취재력을 과시해왔습니다. '제대로 정확히 보고 쓴다'는 좌우명을 가진 정기자는 최근에는 삼성그룹 후계자인 이재용씨의 이혼소송 사실을 발빠르게 취재, 특종보도해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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