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 광산이 있던 충남 홍성과 보령 인근 지역 주민 가운데 110명이 석면에 장기간 노출돼 폐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 정부 조사를 통해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우리나라가 더는 석면 안전지대가 아님을 보여준다.
환경당국은 석면이 폐로 흡입되고 나서 최대 40년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을 드러내는 탓에 석면의 폐해 규모는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고 보고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 석면의 인체 위해성 = 뛰어난 내열성과 기계적 강도, 내약품성, 내부식성 등으로 산업화 과정에서 흔히 사용됐던 석면은 폐에 흡입돼 10∼40년의 잠복기를 거쳐 흉막질환과 석면폐, 폐암, 악성중피종 등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한다.
석면 먼지가 일단 몸에 들어가면 절대 빠지지도 녹지도 않은 채 평생 체내에 머무르면서 조직과 염색체를 손상해 암을 일으킨다.
특히 악성중피종은 몸에 들어온 석면 먼지가 조직을 뚫고 흉막이나 복막까지 들어가 일으키는 암으로 대부분 진단을 받고 1∼2년 내 사망한다.
그러나 석면은 먹거나 만지더라도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
중금속이 아니어서 동·식물에 흡수되거나 쌓이지 않으며 땅에 미량으로 섞여 있는 석면이 농산물에 주는 영향도 없다.
가늘고 긴 입자여서 토양층에 걸러지고 지하수까지 도달하기 어려워서 지하수와 하천으로 스며들어 인체에 해를 끼칠 가능성도 희박하고 현재까지는 석면이 소화기 질환을 일으켰다는 보고도 없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6년까지 대표적인 석면 질환인 악성중피종의 사망자는 337명에 달한다.
2006년 한 해 동안의 사망자는 57명으로 100만명 당 1.2명 수준이다.
◇ 장기간 노출되면 일반인도 발병 = 환경부의 이번 석면 건강영향 조사 결과는 석면을 제품의 원료로 다루는 공장에서 조금씩 불거졌으나 일반인도 생활을 하면서 장기간 노출되면 석면 질환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시켜줬다.
일반적인 생활환경에서도 석면에 노출돼 개인적인 잠복기를 거쳐 발병하는 석면 질환자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된 셈이다.
환경부가 "석면 광산 인근 주민들의 석면 관련 폐질환 유발률이 높았던 것은 광산 운영 중에 해당 지역 주민들이 일상활동이나 가족 종사자 등을 통해 석면에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한 대목은 이를 잘 뒷받침하고 있다.
정부가 전국의 석면 광산과 공장 인근에 사는 주민들을 상대로 건강 영향 조사를 확대할 예정이라 석면에 의한 폐 질환자가 더 확인될지도 관심거리다.
환경부는 현재 충남지역 14개 석면공산 1㎞ 이내 주민에게만 시행한 건강검진을 전국의 7개 석면 광산으로 확대하고 이주민을 상대로 건강검진을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그간 석면이 함유된 건축물의 해체에 대한 실질적인 규제가 없었기 때문에 철거지역 등의 주민들에게서도 같은 악영향이 드러날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 정부 대책은 = 환경부는 현재 충남지역 14개 석면 광산 1㎞ 이내 주민에게만 하는 건강검진을 전국의 7개 석면 광산으로 확대하고 석면 공장 등에 대해서는 노동부와 협의를 거쳐 다음 달부터 주민 건강영향 조사를 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정부 차원의 석면피해 구제방안을 6월까지 확정하고,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4건의 석면피해구제법 제정이 조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부산ㆍ경기 석면 공장에 대해서는 토양에 존재하는 석면에 의한 인근 주민 노출가능성 등 위해성 평가를 통해 복원 등 필요한 조치를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는 추가 석면 건강영향 조사, 환경 실태조사 및 방치된 석면 광산 복원에 필요한 비용 150억원을 예비비와 추가경정예산에 반영키로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석면을 이용해 제품을 생산한 공장의 인근 주민을 상대로 7월부터 건강 영향조사를 할 것이다. 건강 영향조사 결과와 외국의 피해구제 사례 등을 고려해 국내 여건에 맞는 합리적인 구제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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