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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마지막 길', 뜨겁게 보내다

<8뉴스>

<앵커>

네, 노무현 전대통령의 국민장이 국민들의 애도 속에 치러졌습니다. 수십만 명의 추모객이 광장으로 나왔고, 가정에서, 일터에서 한없는 슬픔으로 그의 마지막 길을 지켜봤습니다. 

새벽 5시 발인을 시작으로 영결식과 노제, 그리고 화장에 이른 지금까지의 과정을 박민하 기자가 먼저 정리하겠습니다.

<기자>

여명이 밝가오기 직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관을 태극기가 감싸며 발인이 시작됐습니다.

상주 건호 씨가 마지막 술잔을 올렸고, 고인의 영정은 꿈과 한이 서린 자택 구석구석을 한참이나 들러봤습니다.

5시 58분.

추모객들이 부르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뒤로 하고 운구 행렬은 봉하마을을 떠났습니다.

노무현 정신의 부활을 염원하는 노란색 종이 비행기가 고인의 앞길에 흩날렸습니다.

시민들은 고속도로 갓길에 끝 모르게 도열해 서울까지의 천리 길을 외롭게 보내지 않았습니다.

경복궁에서 열린 영결식에서 한승수, 한명숙 공동 장의위원장은 차례로 고인의 업적을 기리고 추모했습니다.

[한명숙/공동 장의위원장 : 대통령님 지켜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마른 줄만 알았건만 유족과 추모객들의 눈에 다시 뜨거운 눈물이 솟구쳤습니다.

국민 화합이라는 고인의 유지에 걸맞게 불교와 기독교, 천주교, 원불교가 엄숙하게 의식을 거행했습니다.

이어 방영된 영상에서 고인은 스스로를 낮춤으로써 국민 곁에 함께 있고자 했던 생전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생전 영상 : 바보… 그렇게 붙여줬죠. 그동안에 사람들이 나한테 붙여줬던 별명 중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별명입니다.]

유족을 시작으로 이명박 대통령 내외 등 참석 인사들이 고인의 영정 앞에 흰 국화를 바쳤습니다.

운구 행렬은 노란색 물결이 넘실대는  서울 광장으로 향했습니다.

[김명곤/노제 총감독 :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노제를 시작하겠습니다.]

노제는 혼을 부르는 의식으로 시작됐습니다.

[도종환/시인 : 살아남은 우리는 당신에게 졌어요. 애초부터 이길 수 없었어요.]

고인의 넋을 달래며 편안한 휴식을 기원하는 진혼무 뒤에 고인이 마지막 남긴 글이 울려퍼졌습니다.

[장시아/시인 :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전에 부른 '사랑으로'를 하나 둘 따라 부르면서 유족도,추모객도 모두 울었습니다.

죽음의 검은색과 생명의 노란색 물결이 교차하는 가운데 서울광장을 가득 메운 추모객들은 가는 임을 뜨겁게 불렀습니다.

스스로를 던짐으로써 모두를 구속에서 풀어주려 했건만 세종로에서 서울역까지 가득 메운 수십만의 인파는 그를 보낼 수 없었습니다. 

3시간 넘게 서울 시내에서 운구차를 둘러싸고 그를 놓아주지 않았습니다.

수만 명의 오열속에 운구 행렬은 수원 화장장에 도착했고, 결국 고인은 한 줌의 재로 돌아갔습니다.

그의 삶 만큼 뜨거웠던 고인의 마지막 날은 이렇게 저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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