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수치 여사 문제 등 국제사회가 미얀마의 인권을 문제삼는 가운데서도 미국과 영국, 일본, 호주 등 서방 각국은 다양한 방식으로 미얀마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3월 한국국제협력단(KOICA) 주재원으로 부임해 1년2개월의 임기를 마친 조광걸(48) 주재원은 중국과 인도가 국제사회의 관심사를 외면하고 미얀마를 지원하고 있지 않느냐는 물음에 이렇게 대답하며 "중국처럼 군사정부에 직접 차관을 주지는 않지만 여러 나라가 간접적으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얀마가 지구촌의 마지막 미개발 자원부국이라 서방국들도 미얀마와의 관계가 단절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 미얀마 지원에 나서고 있는 각국 정부 기구는 KOICA 외에 미국국제개발처(USAID), 영국 원조개발청(DFID), 호주 국제개발처(AUSAID), 일본국제협력기구(JICA) 등이 있다.
특히 지난해 5월 사이클론 나르기스가 미얀마를 강타해 많은 사상자를 내면서 각국이 앞다퉈 지원의 명분을 찾아 미얀마를 돕고 있다.
"중국은 국제사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전폭적으로 미얀마를 돕고 있고 조만간 20억 달러의 차관을 군사정부에 제공할 예정입니다. 인도는 250억 달러를 들여 직업훈련원을 지어주려 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양곤에서 열린 '나르기스 피해 복구를 위한 국제 공여국회의'에서 영국 대사는 "정치 문제와 피해 복구는 별도로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고 조 팀장은 전했다.
한국 정부의 무상원조를 전담하는 KOICA가 미얀마에 봉사단을 파견하거나 정부 인사들을 한국에 초청해 산업시설을 둘러보게 하는 것도 자원 부국인 미얀마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서이다.
미얀마 군부정권의 최고실력자인 탄 쉐 장군은 지난 9일 한국 정부가 3월 완공한 직업훈련원을 방문해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조 팀장은 "미얀마 정부는 또 한국의 전력 기술을 높이 평가하고 있고 한국전력공사 전문가들을 초빙해 자문을 받으려 하고 있다"면서 "올해에는 대표적인 농업국가인 미얀마의 관개 기술 수준을 높여주기 위해 토양시험실 등을 지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미얀마에 대한 무상원조액은 316억 달러로 일부 나라에 비해 훨씬 적지만 12명의 봉사단 활동 과 KOICA의 초청 사업 등으로 한국에 대한 인식은 매우 좋은 편이다.
"또 한류의 영향으로 미얀마 국민들의 한국에 대한 인지도가 매우 높습니다." 언젠가 사업차 시골 지역을 방문했는데 현지 아이들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해 놀랐단다.
매주 7편의 한국 드라마가 방영되기 때문에 한국을 매우 친숙한 나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국제사회가 경원시하는 미얀마를 지원하기는 쉽지는 않다. KOICA 사무소가 폐쇄되고 주재원만 두는 쪽으로 결정된 것도 서방국들이 미얀마 군사정부에 대한 제재를 추진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조 팀장은 며칠 내로 귀국한다. 후임자가 벌써 도착해 업무를 인수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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