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지어질 용산국제업무지구 랜드마크는 서울과 용산이 지닌 수많은 이야기를 엮어 용산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낼 겁니다"
최근 서울 용산에 지어질 용산국제업무지구 랜드마크 설계자로 선정된 폴란드 태생의 세계적인 건축가 대니얼 리베스킨트(62)는 용산국제업무지구 랜드마크가 '풍부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9.11 테러의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에 새로 지어지고 있는 프리덤 타워의 설계자로 유명하며 국내에서도 서울 삼성동의 아이파크타워, 부산 해운대의 아이파크를 설계했다. 그는 27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에 참석해 자신의 건축세계를 설명했다.
평소 '이야기'(story)가 있는 건축을 강조해왔던 그는 용산국제업무지구 설계에서도 이야기들을 엮어내는데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이야기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프로젝트는 하나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수많은 이야기를 엮으면서 용산만의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식이 될 겁니다. 일단 부지 자체가 역사적인 배경을 갖고 있고 경관이 무척 빼어납니다. 또 주변지역에 이미 여러가지 일들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모두 다 엮어내는 프로젝트가 될 것입니다. '풍부함'이라는 열쇳말을 가지고 역사를 이어나가는 콘셉트로 진행할 것입니다"
그는 이어 용산국제업무지구를 모두에게 열린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프로젝트를 맡으면서 이 공간에 서울의 오랜 역사를 반영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사람들이 살고 싶고, 일하고 싶고, 즐기고 싶은 새로운 공간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자석처럼 서울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현재 사는 사람들 외에 아직은 존재하지 않지만, 앞으로 태어날 후손까지 와서 보고 활용하고 영감을 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는 것이죠"
그는 최근 다양한 개발이 이뤄지는 서울에 대해서는 '조율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울은 여러 어려운 시절을 거치면서 다양한 모습을 갖게 된 도시입니다. 서울이라는 도시의 중요성에 걸맞은 건축이 필요합니다. 서울 개발은 기본적으로 조율의 문제가 될 것으로 봅니다. 즉 도시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시각적으로 어떻게 접근하고 조율할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이는 정부나 서울시에서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시민 모두가 참여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관심을 두고 단순히 의견을 개진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적극적으로 워크숍에 참여하고 상호 작용을 통해 함께 만들어나가는 것이 필요해요"
그는 9ㆍ11 테러로 붕괴한 '그라운드 제로'에 건설되고 있는 세계무역센터(WTC)의 공사 진척 상황도 들려줬다.
"WTC 현장 바로 옆에서 살고 있어서 눈뜨면 보고 일하는 프로젝트죠. 굉장히 복잡한 프로젝트입니다. 유족들은 물론 실제 땅을 소유한 뉴저지 주와 뉴욕시 등 여러 이해관계자가 관여하고 있고 경제상황의 변동으로 생각보다 더디게 진행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9ㆍ11 테러 10주년인 2011년에 개관할 기념관도 예정대로 진척되고 있고 프리덤 타워도 지하 70m 작업을 완성하고 지상 작업을 진행하는 등 대체로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조만간 뉴욕시민들이 멋진 프로젝트의 완성을 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한편 그는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가 위축되고 있지만 건축은 경제위기와는 다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들 위기 상황을 놓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위기와 건축은 다르게 이해해야 합니다. 물론 경제적인 관점이나 경기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건축은 '삶의 일부'라는 측면에서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건축은 미래에 관한 분야라 자신감을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죠. 뉴욕의 록펠러 빌딩이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도 대공황 때 지어진 건축물들입니다. 경기가 안 좋을 때야말로 건축가들이 프로젝트를 줄이거나 겁먹기보다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이 건축이라는 점을 생각해야 할 때라고 봅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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