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법을 비롯한 쟁점 미디어법을 놓고 여야가 정면충돌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야는 6월 임시국회에는 100일간의 여론수렴을 거쳐 국회법 절차에 따라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방송법과 신문법, IPTV법, 정보통신망법 등 미디어법을 표결처리한다고 합의했다.
당시 설치한 '미디어발전 국민위원회'(미디어위)의 활동도 다음 달 15일이면 만료된다.
그러나 신임 이강래 원내대표의 선출을 계기로 민주당내 미디어법 처리에 대한 강경기류가 확산되면서 여야 합의대로 '표결처리'가 이뤄질 수 있을지 갈수록 상황은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17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미디어법 처리와 관련, "한나라당이 수로 밀어붙인다면 깨지는 한이 있더라도 죽기로 싸우겠다"고 배수의 진을 친 상태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여론조사를 통한 국민의견의 입법 반영이 전제되지 않는 언론관계법은 의미가 없다"며 "끝까지 거부한다면 여야 합의는 여당에 의해 원천적으로 파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측 미디어위 위원들도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여론조사를 거부할 경우 미디어위 계속 참여 여부를 심각히 재고할 것"이라며 보이콧을 시사했다.
민주당은 여론조사가 국민 여론 수렴의 필요충분조건이라는 입장으로,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지난 3월의 여야 합의 역시 무효라는 주장이다.
이렇게 민주당이 여론조사를 강조하는 데는 아직 미디어법에 대한 국민의 반대가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지난 4.29 재보선에서 참패한 것도 6월 처리 불가론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선거의 결과가 정부여당의 기존 정책 방향에 대한 심판이라는 얘기다.
반면 한나라당은 6월 임시국회 처리에는 양보가 있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여야 합의에 따라 설치한 미디어위에서 어떤 것도 합의되기 전에 반대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미디어위 활동 자체에 생각이 없던 것"이라며 "모든 것을 여론조사로 결정한다면 국회의 존재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문방위 한나라당 간사인 나경원 의원도 "미디어법 원안대로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논의를 할 수 있다는데도 민주당은 이에 응하지 않고 원천봉쇄를 하려는 것 같다"며 "미디어위 자체가 여론수렴을 위한 것인데 또 여론조사를 한다는 것은 정치투쟁의 빌미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또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국민의 뜻과 맞지 않았던 적이 많았다"며 "민주당은 애초부터 합의할 생각이 없던 것 아니냐"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원내대표 경선 출사표를 던진 안상수 정의화 의원 역시 미디어법은 6월에 처리하겠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미디어법은 지난 2월 여야의 대립 속에서 전체회의에 기습 상정됐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물리력으로 저지에 나설 경우 본회의에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요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임위 논의는 미디어위 활동이 끝나는 내달 15일 이후에나 이루어질 예정이어서 민주당이 실력행사에 나선다면 통상 절차대로는 6월 처리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 이 경우 6월 임시국회가 또다시 폭력국회로 얼룩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연합뉴스)
국회, 미디어법 '충돌 지수' 고조
여론조사 실시 여부로 벌써부터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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