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가 지난 13년간 자택에서 연금생활을 해오다 이제는 수감생활을 할 처지에 놓였다.
수치 여사는 14일 오전 미국인 남성의 잠입 사건과 관련, 연금 중인 자택에서 나와 가정부 2명과 함께 옛 수도인 양곤에 있는 악명높은 정치범 수용소인 인세인 교도소로 이송됐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그가 이끄는 야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니얀 윈 대변인은 "수치 여사가 가정부들과 함께 수용소에 구금됐으며 당국이 그녀에 대한 기소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치 여사가 어떤 혐의로 기소될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얀마 망명단체들은 그녀가 7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수치 여사의 가택연금이 공식적으로 끝나는 오는 5월27일을 불과 2주 앞두고 일어나 일각에서는 군정이 연금기간을 연장하기 위해 그녀를 함정에 빠뜨린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3일 밤 존 윌리엄 이타우(53)란 이름의 미국인 남성은 호수변에 있는 수치 여사의 자택에 헤엄쳐서 잠입, 이틀동안 머문 뒤 5일 새벽 몰래 빠져나오다 보안군에 체포됐다.
수치 여사는 지난 1988년 민주화 운동에 투신한 이래 연금과 해제를 반복하고 있으며 연금생활 햇수가 만 13년을 넘었다.
군정은 특히 2003년 5월 수치 여사를 세번째로 가택 연금한 이후 매년 이를 연장해 올해로 6년째 이어져왔다.
NLD에 따르면 수치 여사는 전화도 이용하지 못하는 등 외부와 완전차단된 상태에서 연금생활을 해왔다.
그녀의 방문객이라면 정기 검진을 위한 주치의뿐이다.
수치 여사는 군사정부가 가장 두려워하는 '태풍의 눈'이다.
그를 중심으로 민주화 세력이 운집할 경우 강력한 힘을 발휘하며 군정체제를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민접촉을 봉쇄하기 위한 수치 여사의 가택연금 연장은 매년 되풀이돼왔다.
미얀마 독립의 영웅 아웅산 장군의 딸인 수치 여사는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공부하다 1988년 병환 중이던 어머니를 만나러 귀국한 뒤 군부통치에 신음하는 조국의 현실을 깨닫고 민주화 운동에 뛰어들었다.
당시 미얀마 군부는 민주화 시위를 무력으로 제압한 뒤 강제로 정권을 탈취하던 상황이었다.
미얀마 군정은 이듬해 그녀를 가택 연금했으며 이후 연금과 해제를 반복하다 지난 2003년 5월 민주화 단체와 군정 지지자 사이의 충돌 직후 또다시 3번째 연금생활에 들어가 매년 연금조치가 연장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수치 여사는 가택연금 중에도 야당인 NLD를 이끌었고 1990년 5월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으나 군부는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는 1991년 민주화 운동의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2004년에는 광주인권상을 수상했으며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그녀를 '아시아의 영웅'으로 선정했다.
(방콕=연합뉴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