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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 고장난 줄도 모르고…황당한 '호우 경보'

측정장비 고장 확인 뒤 호우경보 해제

<8뉴스>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11일)은 국민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한 두 국가기관의 어처구니 없는 실수 소식으로 8시 뉴스를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기상청이 황당한 오보로 인천과 강화도 주민들을 한때 혼란에 빠뜨리게 했다는 소식, 임찬종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오늘 오전 9시, 기상청이 강화도에 설치한 무인 관측소에는 새벽 0시부터 9시간 동안 내린 누적 강수량이 108.5mm를 나타냈습니다.

이 추세대로라면 호우경보 발표기준인 12시간 강수량 150mm를 훨씬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수치였습니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15분 뒤, 이미 인천 지역에 발령됐던 호우주의보를 호우 경보로 격상했습니다.

그러나 강화군청이 측정한 9시간 강수량은 불과 16.2mm.

기상청 측정치와 무려 92.3mm나 차이가 났습니다.

오전중에 강화도에는 시간당 3mm가 되지 않는 약한 비가 내렸습니다.

기상청은 뒤늦게 측정 장비가 고장난 것을 발견하고 호우 특보를 해제했습니다.

이 시각이 정오, 무려 2시간 45분 동안 황당한 오보를 낸 것입니다.

기상청은 낙뢰 때문에 관측 장비의 센서가 망가졌지만 무인으로 운영되는 곳이라 사람을 보내 고장을 확인하는데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습니다.

[김승배/기상청 통보관 : 강화군 구름면에 관측 자료가 다른지역보다 유독 많이 관측되어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장비에 장애가 있음을 확인하고 바로 호우경보를 해제했습니다.]

황당한 오보 탓에 농민들은 배수로와 저수지를 수시로 오가며 헛고생을 해야 했습니다.

정해진 규정에 따라 어쩔수 없이 비상근무체제를 가동해야했던 강화군청도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유성호/강화군청 재난관리팀장 : 강화군에서 30년 동안 공무원 생활 했는데 30mm 정도가 왔는데 경보가 내리니까 좀 당황스럽기는 했습니다.]

전국에 설치된 무인 자동관측 장비는 544개, 그러나 이 장비들에는 측정값의 신뢰도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 없어 다음달 장마가 본격화되면 자칫 유사한 사고가 잇따르지 않을 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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