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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에만 올인했는데…그만두면 뭘하나 '막막'

<8뉴스>

<앵커>

한국의 엘리트 체육시스템은 많은 성과를 냈지만, 그 이면에는 어두운 부분도 있죠. 프로선수를 꿈꾸며 운동만 해온 경우, 운동을 그만두게 되면 진로가 막막해지는 것입니다.

조제행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학 2학년 때 프로의 높은 벽을 절감하고 야구를 접은 송 모 씨.

지난 4년동안 공무원 시험 준비 등 갖은 노력을 했지만 아직까지 직업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송00/전 대학야구선수 : 제가 소질이 없는 건지 잘 모르겠는데 안 되더라고요. 뭘 하든 다시 시작해야죠. 무조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죠.]

농구선수였던 대학 4학년 전 모 씨.

좀 더 안정적인 미래를 위해 지난해 농구 대신 학업으로 방향을 전환했지만 졸업 이후를 생각하면 막막하기만 합니다.

[전00/전 대학농구선수 : 매일 매일 (운동 그만둔 걸) 후회도 하고 아니면 그냥 밤에 잠을 잘 못자요.]

지난해 서울의 한 대학의 체육특기생 진로분석을 보면 입학생 50명 가운데 프로나 실업팀에 진출하는 선수는 17명에 불과했습니다.

절반이 훨씬 넘는 선수들이 운동을 접고 뒤늦게 새 진로를 찾아야 합니다.

그러나 운동만 해온 이들이 찾을 수 있는 직업은 많지 않습니다.

[전00/전 대학농구선수 : 먼저 그만둔 사람들을 보면 거의 3년 2년 이렇게 다 아무 것도 안 하고 놀기만 해요.]

[김태윤/전 대학농구선수 : 그만 둔 학생들도 되게 직업을 한정적으로 택해요. 그러니까 공부는 하고 싶은데 머리는 안 따라가고 그래서 몸으로 할 수 있는.]

일부 대학이 최근에서야 운동부 학생들의 사회적응을 도와주는 특별 교육과정을 도입했습니다.

[조영호/한양대 체육대학 교수 : 기본적인 생활 영어, 선수 끝나고 지도자가 됐을 경우에 운동 부상 상해 예방법 테이핑이라든지 스포츠 마켓팅 관계된 것 등 종합적인 커리큘럼(교과과정)을 만들어 시작하고 있습니다.]

현재 체육특기생은 체육관련 학과에만 진학할 수 있도록 제한돼있습니다.

뒤늦게 진로를 변경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대비해 대학 진학 때부터 특기생들이 다양한 학과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개선 등이 모색돼야 할 것으로 지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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