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7일 미국을 방문중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친박(親朴)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론'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 "일단 기다려보자"며 관망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은 논의의 초기 단계인 만큼 긴 호흡을 가질 필요가 있다"면서 "당장 뭐라 말하기보다는 좀 더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박 전 대표가 `반대' 입장을 밝힌 게 아니라는 말도 있다"면서 "경선을 통해 원내대표를 선출토록 한 당헌.당규에 대한 원론적 의견을 개진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기 때문에 지켜보자"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번 사안은 한나라당 차원에서 박희태 대표가 화합의 취지로 제안해서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기본적으로 당에서 풀어나가야 할 문제로, 청와대가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이날 박 전 대표의 `반대' 표명에 대해 보고를 받았으나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그러나 이 대통령과 박희태 대표가 `김무성 카드'에 원칙적인 공감대를 이룬 바로 다음날, 그것도 국외방문 길에서 박 전 대표가 반대 입장을 밝힌 데 대해서는 내심 난감한 표정이다.
이 대통령이 구상하고 있는 여권의 단합과 쇄신이 처음부터 틀어지는 것은 물론 향후의 국정운영 과정에도 적잖은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 내부에서는 "너무하는 것 아니냐",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는 등의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과 박 대표가 당청회동을 통해 어느 정도 모양새도 갖췄기 때문에 이번에는 좀 다를 줄 알았다"면서 "박 전 대표가 김무성 카드를 단칼에 거부했는데 실망"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박 전 대표의 행동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당을 흔드는 결과를 낳고 있다"면서 "박 전 대표도 이제 당의 중진으로서 책임있는 모습을 좀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청와대의 이런 불만 기류는 이 대통령의 국정구상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 대통령은 여당내 야당으로 불리는 친박(親朴.친박근혜) 진영을 본격적으로 끌어안음으로써 `4.29 재보선' 참패의 충격도 극복하고 경제위기 극복 등 국정 장악력도 한층 높이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 사이의 `뿌리깊은 불신'이 다시 한번 확인되면서 두 지도자간 실질적 화합 내지 국정 협력이 돌파구를 찾기 힘든 게 아니냐는 부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상황이 아주 어렵게 꼬여가고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이 대통령이 정국 구상을 새롭게 짜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 일각에선 이전의 `박근혜 총리설', `친박인사 입각설' 때처럼 이번에도 박 전 대표측과의 사전조율 미흡이 일을 그르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사전에 박 전 대표측의 의중을 확인한 뒤 공론화하는 것이 필요한데 순서가 뒤바뀌었다는 지적인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청와대, 박근혜 반대에 "좀 기다려 보자"
일단 '관망모드'…일각서 "너무한다"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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