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기범이 인터넷에서 자살 시도자를 상대로 `독극물을 팔겠다'는 광고를 올리자 5개월만에 30여명이 구매 의사를 밝힌 충격적인 사실이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6일 경찰에 따르면 사기 전과 10범인 변모(44.구속) 씨는 작년 12월8일 우연히 인터넷을 하던 중 독극물 판매 사기가 `사업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자살을 암시한 글이 담긴 블로그를 발견하고 개설자 이모(36.여)에게 "독극물을 구하신다는 글을 보고 연락드립니다. 필요하시면 연락주세요"라는 내용의 메일을 발송했더니 김씨가 당장 20만원을 입금해 줬던 것이다.
당시 변씨는 독극물을 가지고 있지도, 어디서 구할 수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였고 이씨에게도 빈 봉투만 보냈다. 물론 이씨가 섣불리 경찰에 신고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계산도 깔려 있었다.
이후 변 씨는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자살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이메일이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보내 독극물을 사라며 접근, 자신의 은행계좌로 돈을 이체 받은 후 연락을 끊는 방법으로 사기 행각을 이어갔다.
이런 수법으로 변씨가 작년 12월부터 최근까지 5개월간 돈을 송금받은 자살 시도자는 무려 31명에 달했다.
변씨로부터 독극물을 구입한 사람은 대부분 20대 대학생이었지만 고등학생과 주식투자나 사업에 실패한 직장인도 일부 포함돼 있었다.
특히 한 30대 여성은 암에 걸린 사실을 비관해 독극물을 사려 변씨에게 돈을 송금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짧은 기간 30명이 넘는 사람들이 돈을 송금한 것을 보면 실제로 변씨와 자살 상담을 한 사람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자살 희망자들이 몰려들자 변씨의 사기 행각은 더욱 대담해져 일부 피해자에게는 돈을 송금받은 뒤 "당신은 몸무게가 더 나가니 독극물을 더 먹어야 자살할 수 있다"며 추가로 돈을 뜯어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변씨는 또 노숙자 중 자살 시도자가 많을 것으로 보고 노숙자 재활게시판에 직접 독극물을 판다는 내용의 광고 글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인터넷상 자살 유해 정보가 기승을 부려 수사력을 모으고 있지만 당사자들이 이메일이나 쪽지, 문자메시지 등으로 서로 정보를 공유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통계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08년까지 5년간 평균 1만2천975명이 자살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자살을 선택한 이유는 우울증 등 염세ㆍ비관이 44.8%, 질병이 21.6%, 치정ㆍ실연이 7.5%, 정신이상은 6.8%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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