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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계곡·하천 파헤치는게 '재해 예방공사'?

<8뉴스>

<앵커>

부산 해운대구청이 이상한 재해 예방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재해 피해가 거의 없었던 곳인데 온통 파헤치는 바람에 예산 낭비는 물론이고 오히려 피해를 걱정하는 주민들이 많습니다.

송성준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계곡에 포크레인이 굉음을 울립니다.

하천 바닥 자연석을 캐내 계곡 양쪽에 제방을 쌓는 하천 정비 작업입니다.

계곡의 자연하천 1.2km 구간 가운데 500m가 파헤쳐져 인공정원 처럼 만들어졌습니다. 

[해운대 주민 : 아니 이건 아니죠. 복원을 한다면서 바깥쪽으로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원상태를 이렇게 무너뜨려 가면서 하는 거는 아니죠.]

숲과 바위 풀 등이 조화를 이뤄 고풍스러운 원래의 모습과 확연히 대비됩니다.

계곡 하류 호수도 엉망이 되어 버렸습니다.

계곡공사로 흙탕물이 이곳 대천호수로 흘러 들면서 맑던 호수는 뿌옇게 변했습니다.

관할 해운대구청은 폭우로 인해 유실된 계곡 하천을 보강하고 재해예방을 위해 예산 1억 2천만 원을 투입했다고 설명합니다.

[황수준/해운대구청 산림방제팀장 : 추가적인 훼손이나 인명, 재산피해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그러나 이곳은 재해피해가 이제까지 거의 없었습니다.

[김좌관/부산 카톨릭대학교 교수 : 현재 자연하천 그대로 두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데 대규모로 이렇게 정비하는 것은 예산낭비형 하천정비라고 생각합니다.]

자문교수단과 환경단체가 지속적으로 공사무용론을 제기했지만 예산 조기집행 방침과 맞물려 올 1월말부터 공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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