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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의 어머니

두부 한 모와 소금 한 줌

지난달 21일, 꾸물대던 하늘이 결국 세찬 비바람을 뿌리던 날이었습니다. 변호인조차도 벌금형 정도를 기대하던 '인터넷 경제대통령', '미네르바' 박대성 씨에게 법원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날이기도 하죠. 당연히 취재진들이 바쁘게 움직였고, 저도 서울구치소로 내달렸습니다.

도착해보니, 박대성 씨의 어머니, 김춘화 여사께서 검정 비닐봉지에 두부 한 모와 소금 한 줌을 담아들고 계셨습니다. 매주 토요일마다 아들을 면회했던 아버지는 그 날, 손이 떨려서 운전대를 잡지 못하고 지하철을 타고 구치소까지 오셨다고 하시더군요.

소식이 알려지고 박대성 씨가 출소하는 반나절 남짓한 시간이 부모님께는 그렇게도 길었나봅니다. 내내 안절부절 못하며 구치소 정문만 하염없이 바라보시더군요. 100일도 기다렸는데, 그 반나절이 그렇게 길 수 없으셨나 봅니다.

그렇게 기다리던 아들이 걸어오자, 어머니는 한달음에 달려가 아들을 붙잡고 눈물을 흘리면서도, 가져오신 두부를 떼어 아들 입에 넣어주시고, 정성스레 소금을 뿌리셨습니다. 처음에 손사래를 치던 아들은, 어머니가 재차 권하자 겸연쩍은 미소를 지으며 비린 두부를 한 입 베어 물었고요.


표현의 자유, 라는 거창한 주제를 따지는 것도 좋지만, 인터넷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올린 글 때문에 한 가족이 받았던 고통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 싶었습니다.

박대성 씨를 구치소에 있게 했던 그 법 조항은 우리나라에만 유일하게 있는 규정이라고 합니다. 하루에도 수만가지 의견이 떠도는 사회에서 철없는 의견은 자연스럽게 대중이 걸러낼 것이란 자신감이, 굳이 법으로 정해 다스리지 않는다는 판단의 이유이겠지요.

광케이블이 집집마다 깔려있는, 2009년의 정보통신 강국 대한민국의 한 구치소 앞에서, 다시는 이런 곳에 오지 말라는, 어머니의 소박한 마음이 느껴져서 사진 한 장 찍어봤습니다.

  [편집자주] 한승환 기자는 2007년 SBS에 입사해 이제 막 취재를 시작한 새내기 기자입니다. 호리호리 마른 인상이지만 누구보다 뜨겁게 취재하고 싶다는 소망을 가슴에 품고 오늘도 각종 사건사고 현장에서 발로 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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