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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1년: 100일간 타오른 100만 촛불

소규모 문화제→6월항쟁 이래 최대 시위<br>'비폭력기조' 허물어지며 동력 잃어

지난해 우리 사회를 뒤흔들었던 촛불시위의 물꼬를 튼 계기는 서울 도심에서 5월2일 열린 촛불문화제였다.

먹거리 걱정으로 불이 붙은 촛불행사는 연일 수만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번졌다.

자발적 참여 열기 속에 평화 기조가 한동안 유지되면서 촛불집회는 단순한 행사나 시위의 차원을 넘어 `촛불축제'로 정착되는 듯했다.

그러나 일부 시위자들의 과격행동과 이에 맞서는 경찰의 진압으로 축제 분위기는 실종되고 `사회 혼란'을 부추긴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일면서 촛불은 잦아들었다.

◇촛불문화제에서 거리시위로 = 작년 4월 고등학생 100여 명이 정부의 `학교자율화' 정책에 따른 0교시 수업 허용 등에 반발하며 모인 것을 계기로 주말마다 서울 청계광장과 광화문 등에서 다양한 명목으로 `촛불문화제'가 열리기 시작했다.

이 즈음 MBC PD수첩의 광우병 위험성 보도 등을 계기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조치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면서 작년 5월 2일 한 인터넷 카페가 개최한 `제1차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에 시민 1만여 명이 모였다.

한동안 청계광장·서울광장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합법과 불법의 경계가 모호한 `문화제'라는 명목으로 열리던 촛불집회는 5월 24일 밤 거리행진과 대규모 연행 사태로 이어지면서 본격적 거리시위로 탈바꿈했다.

◇100일간 경찰추산만 100만 명 = 활활 타오르기 시작한 촛불은 현충일 연휴인 6월 6∼8일 `72시간 릴레이 국민행동' 집회와 6월 민주화항쟁 21주년 기념일인 6월10일 `100만 촛불집회'에서 절정에 올랐다. 6월 항쟁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였다.

전반적으로 비폭력·평화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자발적 참여 열기에 시민의 자유발언, 즉석토론, 문화행사 등 현장의 생생함이 결합하면서 1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다양한 연령층의 광범위한 동참을 이끌어냈다.

여기에는 인터넷과 휴대전화 등 `신세대식' 소통 수단이 큰 역할을 했다.

경찰은 촛불집회가 5월2일부터 8월15일까지 전국적으로 모두 2천398차례 열렸고, 참가인원은 총 93만2천680명에 달한 것으로 파악했다.

집회를 주도했던 주최 측은 참가 인원을 300만 명으로 추산했다.

◇폭력진압 논란 = 촛불집회 과정에서 가장 뜨거웠던 이슈 중 하나는 경찰의 과잉·폭력진압 논란이었다.

경찰의 대규모 검거작전은 집회 참가자들과의 물리적 충돌을 낳았고 그 과정에서 1천 명이 넘는 시민이 연행되고 부상자도 속출했다.

부상자 중에는 `유모차 부대' 주부와 중학생도 섞여 있었다.

전투경찰대원이 검거를 피해 달아나는 여대생의 머리를 군홧발로 밟는 등 폭행하고 길바닥에 드러누운 YMCA 관계자들을 밟고 지나가는 등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기도 했다.

경찰이 안전한 시위진압 수단이라며 동원했던 `물대포'도 상당한 논란을 낳았다.

◇평화기조 퇴색하고 폭력양상 두드러져 = 촛불집회는 5월 하순부터 거리로 진출하면서 이를 저지하는 경찰과 물리적 충돌을 종종 빚었지만 시민들의 참여 열기가 뜨거운 동안 대체로 비폭력 기조를 유지했다.

그러나 `6.10 100만 촛불대행진'을 기점으로 일반인들의 참여가 줄어들면서 일부 시위 참여자들이 각목과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등 폭력시위 양상으로 변질했다.

한때 종교인들이 개입해 집회 참가자들의 폭력·과격성을 누그러뜨리고 경찰에게도 자제를 호소했으나 그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다.

촛불집회 열기가 식어 가던 8월에는 일부 시위자가 염산을 넣은 드링크제 병을 경찰에 투척하는 등 `테러' 수준의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밤마다 도심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도로점거 시위와 경찰의 시위대 원천봉쇄 작전으로 교통이 마비되는 데 대한 시민들의 염증도 늘어 갔다.

참여 열기가 식고 폭력과 혼란에 염증을 느끼는 시민 정서가 퍼지자 집회를 주도해온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100일간 이어져 온 촛불집회의 중단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그 후엔 = 촛불집회가 끝난 뒤에도 여파는 아직 이어지고 있다.

검찰과 경찰은 작년 하반기 들어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참여연대, 사회주의노동자연합,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등 단체를 압수수색하는가 하면 `유모차 부대', `불매운동 카페' 등에 대한 수사도 벌여 `공안탄압' 논란을 빚기도 했다.

참여연대, 민주노총 등 촛불집회를 주도했던 진보성향의 시민, 노동, 사회단체들은 여전히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보도해 촛불집회에 불을 댕겼던 MBC PD수첩에 대한 검찰 수사와 진보·보수 시민단체 간 공방 역시 `현재 진행형'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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