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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아줄기세포 연구 승인 의미와 과제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가 29일 차병원(연구책임자 정형민)의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 연구계획을 승인한 것은 미국과 영국, 일본 등의 선진국이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앞다퉈 추진하는 상황에서 더는 국내 연구를 막을 수 있는 명분이 약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내에서 체세포 복제 방식의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승인된 것은 지난 2006년 체세포 복제 연구가 중단된 이후 신청 `3번째'만이다.

이처럼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재개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와 영국, 일본 등 배아줄기세포 연구 선진국들이 정부 차원에서 경쟁적으로 천문학적 연구비를 쏟아부으며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지원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또한 배아 연구의 윤리적 문제를 들어 계속해서 연구를 허용하지 않으면 과학계의 반발 뿐만 아니라 배아줄기세포 연구 분야에서 뒤처져 앞으로 기술 종속국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강립 보건산업정책국장은 "큰 문제가 없다면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는 것이 세계적 추세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과학계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 당선 이후 1천여개의 줄기세포연구기관에 연간 수조 원의 연구기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영국은 연간 6억~8억 파운드가 줄기세포 관련 연구비로 쓰이고 있다. 일본도 연간 55억엔 이상의 줄기세포 연구비를 쏟아붇고 있다.

과학자들은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통해 척수손상과 망막손상에 따른 실명치료, 인공혈액 개발, 심혈관 치료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그리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우선 생명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는 `배아'를 연구에 사용한다는 윤리적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점이다.

심의위도 이 같은 윤리적 문제를 고려해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한 부분을 완전히 삭제하면서 연구 명칭을 '줄기세포주 확립연구'로 변경할 것 ▲기관윤리위원회(IRB) 구성의 공정성을 제고할 것 ▲과거에 받았던 난자기증동의를 모두 다시 받을 것 ▲동물실험 위주로 해서 인간 난자 사용량을 최소화할 것 등의 단서 조항을 달아 연구를 승인했다.

이 외에도 의학적으로 넘아야 할 산들이 많은데 미분화세포 혼합시 생길 수 있는 종양발생(Teratoma) 위험성도 그중 하나다. 이 위험성을 없애기 위해서는 미분화세포 제거기술과 특정 분화세포만 분리하는 기술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이와 함께 임상시험 이전에 거쳐야 할 이종간 세포이식에 따른 면역거부반응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며, 배아줄기세포가 특정 장기로 분화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기술개발도 관건이다.

현행 생명윤리법이 체세포 복제 연구에 사용할 수 있는 난자의 조건으로 `신선란'이 아닌 미수정란이나 미성숙난자, 비정상적 난자, 폐기될 난자, 원시난자 등으로 한정해 놓은 상황에서 과연 제대로 된 배아가 만들어 질 수 있느냐 하는 점도 의문이다.

실제 황우석 사태 이후 처음으로 복제배아를 배반포기까지 키웠다고 밝힌 미국 스마젠사 연구팀의 경우 22-23세 여성에게서 얻은 신선난자를 써 연구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그만큼 난자의 신선도가 배아복제 연구에 중요함을 반증하는 것이다.

연구 승인에 따른 정부 차원의 재정적 지원이 없다는 점도 한계로 작용할 전망이다.

복지부는 이에 대해 미국도 체세포 복제와 단성생식 연구에 한해 윤리적 위험성이 많다는 이유로 별도의 재정 지원을 하지 않는 만큼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성체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지원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박세필 제주대 교수는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재개된 것은 아주 당연하고, 환영할 말한 일"이라며 "하지만 이번 연구 승인이 제대로 된 배아줄기세포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난자 이용조건과 윤리적 잣대 등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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