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DJ) 전 대통령이 23일 14년만에 고향인 하의도 방문길에 오르면서 당 안팎에서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DJ가 민주당과 호남에 만만치 않은 영향력을 갖고 있는데다 4.29 재보선을 앞두고 텃밭이 분열양상을 빚고 있는 미묘한 시점에서 이뤄지는 방문인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이번 고향행(行)을 놓고 민주당과 정동영 후보측 간에 미묘한 신경전도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고향 방문이 '정동영-신 건' 무소속 연대의 바람을 차단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이다.
DJ가 "당이 깨지거나 분열해선 안된다"며 정동영, 신 건 후보의 무소속 출마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밝힌 만큼 그의 고향 방문이 은연 중에 이러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당 일각에서는 민주당과 민주당 출신 무소속 후보군 사이에서 갈등하는 전주의 전통적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고개를 들고 있다.
당 핵심 인사는 "실제 표에 어느정도 영향을 줄 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DJ가 호남에 모습을 보이는 것 자체가 선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민주당은 전주 선거에서 '김심'(金心.DJ의 의중)에 기대 무소속 바람을 차단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지난 20일 DJ 복심인 박지원 의원을 현지에 급파한데 이어 23일 국민의 정부 시절 여성부장관을 지낸 한명숙 상임고문을 긴급투입했다.
반면 정 후보측은 "선거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으나 내심 신경이 쓰이는 듯한 분위기도 점쳐진다.
정 후보측 핵심인사는 "DJ는 민주당이 선명 야당이 돼 현 정부에 맞서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제1야당이 되길 바란다"며 "이는 정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추구하는 가치로, 정 후보의 출마 배경과 '김심'은 같은 맥락"이라고 주장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정치 일선에 물러난 전직 대통령의 고향 방문에 과도한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정 후보측은 국민의 정부 때 국정원장을 지낸 신 후보와 정 후보 모두 DJ와 각별한 관계에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박지원 의원은 최근 전주 지원유세에 나서면서 "사랑을 따르자니 스승이 울고 스승을 따르자니 당이 운다"고 복잡한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번 방문길에 동행하는 박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랜만에 고향을 방문하는 것으로, 다른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