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확정한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은 부실한 업체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을 조속히 진행해 해운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일부 업체의 부실이 해운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퇴출 또는 구조조정을 감행하는 동시에 살릴 기업에 대해서는 일시적인 자금지원은 물론 중장기적인 지원도 하겠다는 것이다.
◇ 해운산업 무엇이 문제인가 = 우리나라의 해운산업은 작년에만 해외에서 367억달러를 벌어 들여 정보통신(527억달러), 조선(413억달러), 철강(381억달러), 석유제품(378억달러)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또 우리나라는 2003년 420척이었던 국적 선박이 작년에는 819척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세계 6위의 선박보유국이 됐다. 국내외에서 해운산업이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외형적으로는 내노라하는 위치에 올랐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부끄러운 수준이다.
자사 소유 선박으로 영업하는 게 아니라 용대선(배를 빌리는 것)위주 영업이 지나치게 많으며 이마저도 다단계 구조로 돼 있다. 선주로부터 배를 빌린 A사는 B사에 재용선하고, B사는 다시 C사에 재재용선하는 구조이다.
이 같은 구조는 요즘같은 불경기를 맞으면 해운업계 전체를 위기로 내몬다.
재재용선을 받은 C사의 수입이 줄어들면서 B사에 용선료를 내지 못하면, B사는 다시 A사에 용선료를 내기가 쉽지 않다. 결국 A, B, C사가 전부 위기를 맞게 되는 것이다.
자금조달이 용이한 호황기에 주로 선박을 확보하고 불황기에는 선박금융이 위축되는 악순환 구조와 177개 해운업체중 90%가 중소기업인 데서 알 수 있듯이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이다.
◇ 부실업체는 워크아웃 또는 퇴출 = 선가급락, 복잡한 용대선 계약 등으로 해운산업의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정부는 메스를 가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부실업체를 그대로 방치했다가는 해운산업 전반으로 부실이 확산되고 해운산업의 국제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여신규모 500억원 이상인 38개사를 대상으로 한 평가는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 이달말까지 평가가 최종 마무리돼 퇴출대상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평가 결과는 공개되지 않지만 5-7개 업체는 퇴출이나 워크아웃 등급을 받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용대선 비중이 높고 자사선 매출 비율은 낮은 업체들이 이 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38개 중대형사 가운데서는 5~7곳이 워크아웃에 들어가거나 퇴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소규모 140여개 업체에 대해서도 은행 자율적으로 6월말까지 신용위험평가를 실시해 구조조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 대폭적인 자금지원으로 경쟁력 강화 유도 = 정부는 공공부문과 민간, 채권금융기관 공동으로 선박펀드를 만들어 자금난을 겪고 있는 업체의 선박을 시가로 사 준다. 채권금융기관이 60%(2조4천억원), 구조조정기금이 30%(1조원), 민간에서 10%(4천억원) 가량을 투자하게 된다.
국토부는 선박의 평균 가격이 300억-400억원 정도인 것을 고려해 100여척을 사 줄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대상은 신용위험평가에서 C나 D등급을 받아 구조조정에 들어가거나 퇴출되는 업체가 소유한 선박이 우선 매입대상이다.
그러나 매입가격이 장부가가 아닌 시가여서 해운업체들의 반응은 미지수이다.
일정공정률 이상 건조가 진행된 선박의 경우에는 수출입은행의 제작금융과 선박금융 지원을 받게 된다. 올해에만 제작금융은 3조7천억원, 선박금융은 1조원 가량을 활용할 수 있다.
또 정부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매각되는 선박에 투자되는 선박펀드의 설립요건을 완화해 우리나라 국적 선박이 해외에 헐값으로 매각되는 것을 막기로 했으며 은행, 보험사 등 금융기관이 선박투자회사에 지분 15%이상을 투자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무등록업체의 용.대선 실태를 이달말까지 조사해 부실가능성이 있는 용대선은 조기 정리를 유도하고, 용대선 비중이 과도할 경우에는 톤세(해운소득에 법인세 대신 보유선박 톤수에 따라 일정액을 부과하는 제도) 혜택을 배제할 계획이다.
선박운용회사에 대한 지분 출자제한(30%)도 폐지하고 올해 말에 시효가 끝나는 톤세, 국제선박등록제를 각각 2014년, 2012년말까지 연장해 주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이 밖에 국적선사의 해외항만, 터미널 등 물류거점 확보를 지원하고 외항화물운송사업 등록요건을 상향조정하며 3년간 연간 30명씩 해운전문인력을 양성해 나가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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