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선거의 여인'이다.
4.29 재보선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다만 이번엔 '부재'를 통해 '존재'를 증명하고 있다.
경주 재선거에 자신의 특보 출신인 정수성씨가 무소속 출마, 한나라당 정종복 후보와 친이-친박 대결을 벌이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로서도 한나라당으로서도 미묘한 상황인 만큼 이제까지는 오해를 살 만한 행동을 삼가온 것이다.
당의 지원유세 요청은 거절했지만, 영남권에 발을 들여놓는 자체도 피했다. 당장 21일 별세한 이의근 전 경북도지사 빈소가 마련된 영남대 병원도 문상하지 않기로 고심 끝에 결정했다.
한 측근은 22일 이와 관련, "이 전 지사와 평소 친분이 있는데다, 새마을 운동의 선구자 격인 분이기 때문에 평소 같으면 문상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그러나 괜한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빈소를 방문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보선 판세에 대해서는 꾸준한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적인 자리에서는 "재보선은 어때요"라며 판세를 자주 챙긴다고 한다.
또 다른 측근은 "박 전 대표가 경주와 관련해 한마디를 하는 것도 듣지 못했다"면서도 "다만 전체 판세를 묻는 경우가 종종 있고, 그때 경주를 포함해 아는 내용은 말씀드린다. 아무래도 경주가 신경쓰이지 않겠느냐"고 분위기를 전했다.
분위기가 분위기다 보니 '친박' 의원들 입장도 난처하다. 허태열 최고위원을 비롯해 당직을 맡고있는 친박 인사들에게는 지원유세 요청도 들어오는 게 사실이지만, 아예 유세 자체를 꺼리는 상황이다.
한 친박 의원은 "유세를 해야 되느냐 말아야 되느냐"고 하소연했고, 영남권 친박 인사는 "경주 때문에 골치아프다"고 혀를 찼다.
주류측에서는 선거 마지막까지 '박풍(朴風)'에 대한 우려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오는 25일 박 전 대표의 대구행이 문제다. 박 전 대표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에서 벌어지는 '비슬산 꽃축제' 참석을 위한 방문이지만, 선거일을 나흘 앞둔 미묘한 시기인 만큼 신경이 쓰이는 셈이다.
주변에서도 일단은 "매년 가던 행사기 때문에, 오히려 안가는 게 이상해서 가는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지만, 측근들 사이에서도 "애매한 시점이라 오해를 많이 받겠다"는 우려가 나온다.
비서실장을 지낸 유정복 의원은 이와 관련, "박 전 대표는 재보선에 관여할 생각이 전혀 없다"면서 "지원유세 요청도 이미 거절했고, 더 이상 그런 이야기는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내달 5일부터 일주일간 예정된 박 전 대표의 미국 방문에 서상기, 안홍준, 유정복, 이계진, 유재중, 이정현, 이진복, 이학재 등 측근 의원들이 대거 동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호주.뉴질랜드 방문에 측근을 일절 대동하지 않았던 것과 사뭇 대비된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가 주변과 스킨십 강화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박 전 대표는 이번 방문에서 ▲6일 스탠퍼드대 특강 ▲7일 실리콘 밸리 방문 ▲8일 교민간담회 등 일정을 소화한다.
유 의원은 "특별히 스킨십을 강화한다든가 하는 전략적 차원은 아니다"면서 "비회기 기간인 만큼 의원들을 동행하는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서울=연합뉴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