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구속됨으로써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 입장에서 노 전 대통령의 '집사'로 여러 의혹이 제기됐던 자금을 관리한 것으로 지목된 정 전 비서관의 신병을 확보했다는 것은 곧바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본격 수사와 사법처리로도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9일 정 전 비서관에 대한 영장이 기각된 뒤 같은 혐의로 영장을 재청구할 계획이 없다던 검찰이 다른 혐의를 찾아내 정 전 비서관을 구속함으로써 검찰 수사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 노 전 대통령과 관련된 각종 의혹의 `연결고리' = 노 전 대통령 측으로 전달된 모든 돈이 정 전 비서관을 거쳤다.
정 전 비서관은 2006년 9월 정대근 전 농협회장에게서 노 전 대통령 회갑 선물 명목으로 3만 달러를 받았고, 2007년 6월 박 회장으로부터 100만 달러를 받았다.
검찰은 이번 영장을 재청구하면서 지난번 영장을 청구할 때 적용했던 100만 달러와 관련한 `포괄적 뇌물' 혐의는 기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 전 비서관은 청와대에서 박 회장에게 돈을 받은 뒤 권양숙 여사에게 전달했다는 사실까지 시인한 상태다.
따라서 검찰의 과제는 100만 달러가 권 여사가 아닌 노 전 대통령이 연결됐다는 의혹을 규명하는 것.
정 전 비서관은 또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 씨가 `실소유주'라는 의심을 받고 있는 500만 달러와 관련해 조카사위 연철호 씨가 박 회장으로부터 이 돈을 투자받는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그는 2007년 8월 서울 모 호텔에서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ㆍ박 회장과 함께 `3자 회동'을 갖고 퇴임 후 노 전 대통령을 도울 방법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기도 하다.
◇ 개인 비리?..노 전 대통령으로 연결돼 있나 = 검찰이 일단 정 전 비서관의 개인 비리로 적용한 혐의는 4억원 상당의 뇌물수수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 등 손실이다.
검찰에 따르면 정 전 비서관은 박 회장으로부터 2005년 1월 서울 S호텔에서 상품권 1억원 어치를 받은 데 이어 2006년 8월 서울역에서 현금 3억원을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측은 3억원이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에게 전달됐다고 해명했지만 검찰은 복잡한 자금 세탁 과정을 거쳐 정 전 비서관의 차명계좌에 보관돼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또 이번에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며 청와대 총무비서관 재직 당시 청와대 공금 12억5천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추가했다.
정 전 비서관이 700억여원에 이르는 청와대 살림을 책임지며 그만큼 국고를 축냈다는 것이다.
검찰은 그러나 비자금이 수차례에 걸쳐 뭉칫돈으로 만들어졌고 일부만 지출됐을 뿐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점에서 노 전 대통령이 조성 과정에 묵시ㆍ명시적으로 관여했거나 이 돈 자체가 노 전 대통령을 위한 자금일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 노 전 대통령 소환 '초읽기' = 정 전 비서관에 대한 영장이 발부됨으로써 노 전 대통령 소환도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이 단순한 불법자금의 전달자가 아니라 노 전 대통령의 포괄적 뇌물 혐의에 대한 `공범'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에게는 정 전 비서관을 구속하는 것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사법처리의 시발점으로 간주할 정도로 `절박한 문제'로 여겨졌던 게 사실.
검찰은 이날 정 전 비서관에 대한 영장이 발부된 만큼 수사에 자신감을 갖고 노 전 대통령 혐의 입증에 주력하는 한편 보강 수사가 끝나는 대로 다음 주 후반 노 전 대통령을 소환조사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정상문 구속…'노 전 대통령 수사' 급물살 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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